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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시대의 장거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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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12-27 20:06 조회5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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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스피드시대, 상품경제와 시장경제가 우리의 생계와 생활에 주도적인 상관관계를 이루면서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늘 바쁘게 살아간다.

 

가만히 있으면 뭔가 할 일이 있을 듯 느껴지고 한가롭게 차 한 잔을 마시다 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질 듯 바쁜 일을 깜빡 잊고 있지나 않는지 괜히 불안스러워지고 그래서 늘 일에 쫓기고 세월에 쫓기고 피곤에 쫓기고 고독에 쫓기고 돈에 쫓겨 마치 시합을 하는 단거리 선수처럼 쫓고 쫓기며 살다 보니 언제 한번 하늘을 쳐다볼 시간적 여유와 하늘에 부끄럽지 않는 자신인가를 반성할 여유조차 없고 오늘의 자신이 진짜 자기가 맞는지조차 모르고 산다.

 

물론 현대라는 스피드시대는 모든 것에 절주가 빠르고 무슨 일을 생각하고 처리하자면 컴퓨터처럼 빠르게 움직이게 되여 있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나만 시대의 경쟁 속에서 뒤떨어지거나 밀려나게 되고 나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는 말이 있듯 우리는 때론 멈춰 서서 뒤돌아보며 방향도 잡고 좌우를 살피면서 반성과 성찰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삶을 살아가는데 실수와 허점을 줄이게 되고 평소 미처 포착하지 못한 많은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롭게 깨닫고 보다 성숙되어 삶의 가치와 무게를 가늠할 수 있는 자기 나름대로의 보람찬 삶을 이룰 것이 아닐까?

 

우리는 분명 옛날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여 잘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춥고 가난하다. 그래서 물질적으로는 성공했음에도 늘 패자 같고, 자기 혼자만 못나고 남보다 뒤떨어져 있는 것 같은 열등감에 빠진다.

 

나의 이웃에 생선가계를 하는 젊은 부부가 살고 있다. 그들은 비 오나 눈이 오나 지어 일요일에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했었다. 그런데 요즘 보니 일요일이면 부부가 집에서 한가하게 보내는가 하면 애를 데리고 공원이나 들놀이를 가기도 한다. 그것이 궁금하여 한마디 묻는 나에게 "전에는 남들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 돈을 많이 벌어 더 잘살아 보겠다고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날마다 아득바득하며 살았는데 이젠 몸도 쉬 우고 애와 같이 대화할 시간도 가지면서 좀 천천히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고 말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쉬고 싶었으랴, 빨리 벌어서 편히 살려 할수록 그렇게 안되어 속만 상했을 게다. 이런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젊은 부부는 얼마나 고달프고 시달렸을까? 드디어 젊은 부부는 단거리 선수로 살던 인생을 장거리 선수로 살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 억 겹의 세월 속에서 한 인간으로 사는 날은 겨우 백 년, 아니 언제 죽을지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인데 어찌 달리고 뛰는 것만으로 한 생을 살아야 할가. 그런 인생은 너무너무 비침하고 슬프다.

 

그래서 좀 늦게 성취하고 덜 성취하더라도 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으로 자기 삶을 충실하게 살면서 부모 자식지간, 부부지간 화목하고 건전한 가정을 영위하는 여유, 동료나 친구들과 만나 차나 술도 마시면서 수다도 떨면서 정을 돈독히 나누는 여유, 산과 들을 찾아 대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에 취해보는 여유, 나아가서는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돌리고 정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살자.

 

그래서 인정이 점점 메말라가는 딱딱한 세상에 가뭄의 단비가 되여 사람마다 근심과 걱정, 불안과 강박증이 없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자.

/수원시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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