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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굿바이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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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6-29 18:18 조회3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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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원하는데로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벌써 6월이 되다니 세월 참 빠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이제 사실상 엔데믹으로 접어들게 됐다. 우선 듣기에도 생소한 엔데믹이란 무엇인가? 

 

엔데믹이란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 병을 말한다. 우리가 익숙한 말라리아가 해당된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나와 질병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고 발병 예상이 가능해지면 엔데믹이 된다고 한다.

 

정부는 61, 0시를 기해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했고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의무가 5일 권고로 전환되였다. 공식적인 코로나19 엔데믹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다.

 

2020120,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34개월 만에 사실상의 일상회복을 맞이하였다. 코로나라는 낯선 병명으로부터 PCR검사, 격리, KF94 마스크, 화이자·모더나 백신 등 평생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과 34개월을 함께 하였다.

 

34개월, 1,217일이라는 오랜 기간에 우리의 일상에는 참 많은 변화를 가져왔었다. 협소한 병원공간에서 세상과 단절된 감금 아닌 감금생활이 우리 간병사들의 삶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삶이 참 처절했다. 가족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사치였던 코로나 시대, 그저 버티듯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병원 내에서 동료와의 대화도 금지되어 휴대폰이 뜨거워 지도록 긴 통화로 외로움을 달랬던 코로나 시대, 한번 쓴 마스크는 24시간동안 벗을 수 없었다.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에 익숙해져 간혹 마스크 내린 동료를 낯선 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있으면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찰 지경인데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생기면 kF94를 두 겹이나 쓰고 1인실 10평방 공간에서 60여일 동안 병실 문밖 한번 나가지 못하고 병실모드로 감금된 적도 여러 번이다. 온라인과 배달문화가 발달하여 깻잎 한 장, 오이 하나, 간식마저도 주문으로 수요를 만족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창문으로 바라보이는 산책로의 행인들을 부럽게 바라보면서 얼마나 자유를 갈망했던지 그 애달팠던 마음이 아직도 어제일 처럼 생생하다. 그때는 힘들어하는 환자들 곁에서 우리 앞에 찾아온 인생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야만 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효자들이 울었다. 효심이 지극한 두 딸과 세 명의 아들을 둔 한 할머니가 있었다. 코로나전에는 셋째 아들이 아침저녁으로 와서 할머니께 문안하고 월요일은 큰딸이 죽과 반찬을 챙겨왔고 화요일은 셋째 며느리, 수요일은 막내아들, 목요일은 반찬이랑 간식을 챙겨서 둘째 딸이 방문했고 금요일은 큰 며느리, 토요일을 둘째 며느리 일요일은 셋째 아들, 다섯 남매가 당번을 짜가면서 번갈아 방문하였다. 한 끼라도 자식들이 직접 챙겨드리고 싶다면서 5남매가 할머니의 점심식사를 전담하였고 일요일엔 셋째 아들이 목욕까지 시켜드리면서 지극정성이였다.

 

그런데 3년 넘게 출입이 금지되고 비대면 면회도 허용과 불허를 반복하니 효자형제들은 유리벽너머에서 울었다. 할머니는 외로움 속에서 몸부림을 치다가 끝내 코로나 앤더믹을 기다리지 못하시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출퇴근하는 종사자는 놔두고 간병인과 가족들에게만 감염 위험의 화살을 돌리는 것 아니냐고 가족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였다.

 

그 힘든 시기에 가슴 아픈 사연, 가슴 절절한 감동 이야기, 집집마다 환자마다 깊은 사연들이 다양했다. 수많은 아픈 가슴들이 모두 어제가 되고 맺혔던 눈물은 세월에 묻어버리고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 평범한 일상을 얼마나 간절하게 꿈꾸어 왔는지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코로나시대, 평범한 일상이 지금 우리에게 귀하게 다가왔다. 핸드폰만 열면 코로나로 도배된 뉴스와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비관적인 미래를 걱정했고 절망과 공포에 우리는 마음 졸였다.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던 팬더믹을 우리가 몸소 겪었다. 지구에 찾아온 재앙을 처음 겪으면서 코로나 시대 간병사로 산다는 건 가혹했다.

 

"코로나 엔데믹’'을 선포한 오늘, 간병사의 삶은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병원출입이 자유롭지는 못해도 허가제로 출입이 가능해졌다. 우리는 코로나가 3년 넘게 일상이 될 줄 몰랐다. 어려웠던 긴 터널 속에서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웠다. 그리고 당연한 듯 묵묵히 환자를 지켜온 간병사의 삶을 사람들은 알게 되였다. 간병사의 존재가 이토록 중요하게 와 닿았던 시기가 또 있었을까? 코로나는 간병이 왜 모두에게 중요하고 필수인가를 알려주었다.

 

한국사회는 코로나에 출입금지 면회가 금지되면서 간병사의 손길이 얼마나 절실한 지를 느꼈다. 간병은 단순노동이 아니라 감정과 인격, 인권까지도 존중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였으며 간병사의 역할이 막중함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는 "식사 도움, 기저귀 케어, 양치 도움, 화장실 도움 목욕도움 청결도움" 등 단순 노동 뿐이지만 간병이란 환자의 손과 발이 되고 눈과 귀가 되는 일이며 정서적으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고 환자와 하나가 되는 직업임을 한국사회에 호소한다.

 

자부심만으로 버티기에는 지치는 부분이 많다. 환자의 인권 못지않게 간병사의 인권도 소중하다. 간병사도 그 누군가의 엄마이고 할머니고 누나이며 어느 어머니의 이쁜 딸님, 소중한 며느리이며 사랑하는 아내이다. 간병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간병사의 처우 개선도 희망해 본다.

 

인생은 우리 것이지만 우리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고난이 없는 인생은 심심하고 고난이 많은 인생은 고단하다."고 한다. 세상 누구의 삶도 가치가 없는 삶은 없다. 훌륭한 간병사로 되려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살면서 훗날 제법 그럴듯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전문직업인답게 자신의 소질을 갖추어야 한다. 세월이란 시간 속에서 지내다 보면 이 시간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추억이 되게 살자!

 

굿바이 코로나!!!

전국의 모든 의료진, 간병사들께 목청껏 소리치며 응원하고 싶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 많앗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숭고한 경의를 드린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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