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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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5-12-08 14:40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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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환골, 개과천신하는 사람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았다. 하여 사람은 나이 들면, 혹은 어떤 풍파를 겪은 후 인식하는구나 착각도 하였다.
내가 몇십년을 지켜본 한 여사의 이야기를 좀 하려한다.
B여사는 금년에 72세다. 20여년 전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하여도 고향에서 어깨에 힘을 딱 주고 아주 잘 살았다. 공무원인 그녀는 남편도 맨날 TV에 나오는 정계인사로서 남들의 부러움을 많이 샀다.
40년 전부터인가 그녀는 마작에 재미를 가진 것이 홀딱 빠져버렸다. 20여년 전 한국에 오기전 그녀의 빚이 40~50만원 되여 집안의 쓸만한 가전제품, 가구들을 빚군들이 싹 빼앗아 갔다고 들었다.
7년전 나는 양평국립재활병원에 일하러 갔다가 재활치료실 앞에서 조용히 대바늘 뜨개질하는 B여사를 보았다. 고향에 있을 때 두 사람 다 좋은 직장에 있었기에 서로가 누구인지는 알지만 별로 친분은 없었다. 하지만 이국타향에서 면목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나는 얼른 아는 체를 하였다. 그녀도 나를 알아보고 무척 반가워하였다.
B여사는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고 90Kg되는 남자경추환자를 하루에도 몇십 번씩 들었다 내렸다하면서 일을 아주 열심히 하였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몸을 번지고 일하고 있으니 인제는 더는 마작에 돈을 처넣지 않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후 각기 다른 곳에서 일하지만 B여사는 매번 일요일 아침 8시가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돈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나는 몇번 빌려주면서 왜서 꼭 같은 요일, 같은 시간 때에 돈 빌리는지? 조금 의문이 갔지만 그래도 공무원 출신이고 회갑도 지났고 또 한국에 왔으니 일만 열심이 할 거라 생각했다.
작년 8월에 B여사는 남편이 심장병으로 중국 상해의 병원에 입원했는데 돈 800만원이 필요하단다. 나는 두말없이 보내주었다. 며칠 후 B여사는 남편 보러 중국에 다녀와야 하는데 여권을 한 병실에 있는 간병사한테 돈 빌리면서 저당 잡혔는데 돈을 줘야만 여권을 찾을 수 있으니 또 700만원이 필요하단다. 그러면서 중국의 집을 팔면 한 달이면 1500만원을 갚겠노라 신심가득히 말했다.
B여사의 딱한 사정을 들으니 안스러웠다. 나는 또 700만원을 입금하였다. 그런데 그 후부터는 집이 팔리지 않아서 인츰 못 갚고 중국 다녀오느라 카드 값 물지 못하니 또 100만원 만 빌려 달라하였다. 이때 나는 기분이 안 좋았다. 후에 다른 사람한테서 들었는데 B여사는 한국에 와서도 마작을 놀고 있는데 여귄을 마작 판에 저당 잡힌 것 같다고 하였다. 돈 벌려고 온 사람이 한국에 와서도 계속 놀음만 놀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는 “언니, 70세가 되였으면 자식들한테 손군들한테 좀 존경받을만한 행동을 하시는 게 맞지 않아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자리에서 다시 넘어지면 되겠어요?”라고 전화로 말했더니 중국에서 잘 나가는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와 사위까지 본인이 나쁜 일을 많이 하여 믿지 않는다고 하였다.
B여사의 말을 들으면서 이렇게 당당한 어머니도 있구나. 라는 생각 들었다. B여사는 쩍하면 이 핑계, 저 핑게를 대면서 질질 끌고 있는데 아직도 300만원을 한주 후에, 한달 후에 갚는다고 끌고 있다.
B 여사의 인생경력, 가정배경, 가족성원들을 보아도 남한테 욕 먹지 말고 잘 살아야하겠는데... 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B여사는 쩍하면 죽고 싶다고 하여 나는 또 상담사로 그한테 "희망"을 주고 있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는 말은 사람의 근본적인 성격이나 천성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 문제가 있는 사람을 억지로 바꾸려 하거나 교화하려는 노력은 소용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B여사한테 딱 어울린다.
내가 입이 닳토록 말하고 있고 또 그녀가 나한테 고맙다고 20만원을 준 것도 그녀가 남편 보러 갈 때 도로 돌려주었다. 그가 이제라도 마작판에서 손 떼고 뼈 빠지게 번 돈을 유용하게 쓰면서 가족들의 인정을 받고, 사람의 존엄을 되찾으면 좋겠다. 아침 해는 찬란하고 저녁노을은 아름답다.
/한민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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