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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은 보족함만 못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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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4-28 20:39 조회5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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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악-까악-까악"

오늘도 나는 까마귀들의 요란한 울음소리에 새벽잠에서 깨고 말았다.

 

원체 나는 잠을 자다가도 누가 옆에서 부스럭거리거나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바로 잠을 깬다. 그러는 내가 까마귀들의 울음소리에 번마다 새벽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지난해까지 근 3년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반지하방에서 살다가 체류기간이 만기되어 금년 1월에 귀국했다가 비자를 다시 받고 지난 4월 달에 한국에 재입국을 하면서 다시 반 지하방을 계약하려다가 3년간 반 지하방에서 살아보니 지상이 옥상보다 겨울에는 덜 춥고 여름에는 시원한 점도 있지만 대신 여름에 방에 습기가 차 이불과 옷이 누기가 차고 또 방에 곰팡이 피고 냄새까지 나 이번에는 5층으로 된 개인 주택인데 10평 남짓한 2층을 8천만원을 주고 전세를 잡고서부터다.

 

전에 반 지하방에 월세로 살았을 때에는 창문이 없다 보니 밖에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집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쥐 죽은 듯 조용하였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큰 길옆이라 밤에는 오가는 차 소리와 길가는 사람들의 목소리, 특히 밤늦게 술을 거나하게 마신 술주정뱅이들의 고함소리에 밤을 설치고, 날이 새기 전부터 난데없던 까마귀 떼들의 요란한 울음소리에 가차없이 새벽잠에서 깨어난다.

 

더구나 2층 이다보니 전선줄높이와 수평이어서 두 겹으로 되는 창문을 모두 닫아도 원체 전선줄에 빈틈이 없이 빼곡하게 비비고 앉은 어마어마한 까마귀 떼의 울음소리라 집안까지 요란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원래 한국에 요즘처럼 까마귀가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내가 1997년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몇 년간 건설현장일을 다니면서 나는 단 한 마리의 까마귀도 보지 못했다. 중국 시골에서는 밖에 나가면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고 하늘을 쳐다봐도 날아다니는 까마귀를 흔하게 볼 수 있지 않는가.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나와 함께 일하는 한국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원래 한국에도 까마귀가 지금처럼 씨가 말리듯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까마귀가 남자들의 정력에 좋다고 해 너도나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단다. 나중에 까마귀가 귀하다 보니 밀렵꾼들에게 고가로 돈을 주고 잡아먹다가 그것도 공급이 안 돼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먹기까지 했단다. 그러니 지금은 거의 멸종되다시피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 후 몇 년이지나 까마귀가 남자들의 정력에 아무런 효과가 없어서 까마귀를 더는 잡아먹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한국정부에서 생태환경과 조류보호차원에서 까마귀 수렵을 금지하는 법을 세워서 인지 아니면 한국과 인접한 나라의 까마귀가 한국으로 이사를 왔는지 차츰 까마귀 울음소리가 간혹 가다 들리고 때론 한두마리씩 날아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야산의 높은 나무가장자리, 길가의 가로수와 건설현장에 있는 타워에 둥지를 틀고 사는 까마귀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경부터 난데없던 까마귀 떼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까마귀 떼가 주로 출현하는 곳은 한국의 울산, 수원, 태화강변으로, 그들의 서식지를 잡았고 까마귀 떼는 일부 도심에서 발견되었다. 한국조류연구소에서 그 원인을 밝힌데 의하면 이 까마귀들은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철새 떼까마귀로 밝혀졌다. 이 떼까마귀는 시베리아 몽골 지역에서 여름을 나고 10월에서 3월까지 추위를 피해 한국의 중부와 남부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떼까마귀는 겨울부터 봄이 되는 때까지 약5~6개월 정도를 한국에서 나게 되는데 개체수가 많게는 수천 마리에서 수만마리씩 떼를 지어 다닌다. 지금 내가 집을 잡고 있는 곳이 수원인데 현재 수원시에만 약 3천여마리의 떼까마귀가 몰려 있다는 통계가 있다. 떼까마귀는 낮에는 주로 화성과 수원시 외곽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나서 해 질 녘인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 도심지 건물과 전선에 앉아 쉬고 있다.

 

까마귀의 개체수의 급격한 폭증은 인간들의 일상생활과 경제, 등 여러 면에서 상당한 피해를 가져왔다. 새벽부터 무리 지어 전선줄에 길게는 몇 킬로미터로 빽빽이 앉아 요란하게 울어 대 사람들의 정상적인 휴식에 영향을 미친다.

 

또 이러한 까마귀 떼의 행동으로 정전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배설물이 주차한 차와 달리는 차량은 물론 행인들의 몸에 떨어지고 길거리를 어지럽히고 그 냄새 또한 고약해 사람들로 하여금 저도 몰래 코와 입을 막게 한다. 그리고 가계의 간판이나 건축물에도 '배설물 테러' 로 도심의 미관에 피해를 준다.

 

어디 그 뿐만 아니다. 가을에 과일이 잘 익어갈 무렵이면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과수농가에서 1년 내내 정성 들인, 곧 상품으로 팔게 될 사과, 배, 포도, 감 등 밭을 습격해 마구 쪼아 먹어 상처 난 과일은 그 상품가치를 잃어 과수농가에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입게 했다. 급기야 과수농가에서 그물을 사서 과수밭에 치고 허수아비나 반짝이 끈을 늘이고 총으로 쫓아도 보지만 역시 역부족이고 막무가내여서 골치를 앓고 있다. 수원시청에서 "레이저 건으로 까마귀를 퇴치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 한다. 말 그대로 까마귀는 인간의 정력제에서 하루아침에 인류의 천적으로 되고 말았다.

 

까마귀는 그 독특한 울음소리 때문에 예로부터 죽음의 전조(前兆)로 알려졌다. 전쟁터에서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을 가리켜 '까마귀 밥이 됐다'고 한다.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자연을 청소하는 '송장새'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까마귀는 다른 새에 비해 대뇌가 발달해 생각보다 영리하고 효심도 뛰어나다. 반포보은(反铺報恩), 새끼까마귀는 자란 뒤에 자신을 키워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 그래서 ‘반포조(反铺鸟)효조(孝鸟)’ 라고도 한다. 일본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등 많은 나라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흉조(凶鸟)로 여긴다. 특히 울음소리는 죽음을 상징한다고 여기기도 한다. 즉 아침에 울면 아기가, 낮에 울면 젊은이가, 오후에 울면 늙은이가 죽을 징조며 한밤에 울면 살인이 날 징조라 여겼다.

 

하여간 까마귀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흉조든 효조든 그 개체수가 갑자기 많아져 인간의 정상적인 생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고 천적임도 틀림이 없다.

 

까마귀가 인간의 천적이면 그럼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원래 인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였다. 그러나 문명을 외치는 현대 사회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별별 인간쓰레기들이 너무 많이 모여 사는 세상으로 되어버려 인간이 귀한 존재와 의미는 언녕 사라져 버렸다. 이 땅의 모든 강물이 다 바다에 모이듯, 이 세상 모든 오물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 또한 오늘의 인간사회다. 검은 돈 더러운 돈 가리지 않고,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의리도, 믿음도 쓰레기통에 거리낌 없이 처넣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한심한 세상이다.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한사코 발악을 한다. 없는 자는 가지려 하고 없으면 훔치고 사기 치고 빼앗으려 하고 심지어 폭력과 살인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부정부패와 비리, 반칙과 위법행위, 주가조작, 사이버 사기로 돈만 벌면 장땡 인줄 안다. 그 뿐만 아니라 집단 성폭행, 아동 성폭행, 아동학대, 친자식을 버리거나 살인하는 비정한 부모들도 비일비재다.

 

오늘날 까마귀가 인간의 천적이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에게는 길조가 아닌 흉조라면 현대사회에서 정상적이고 정의적인 질서를 어지럽히고, 좀먹게 하고, 사회질서와 범법행위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거리낌없이 저지르는 철면피, 몰염치, 파렴치, 후안무치한 인간쓰레기들도 이 사회의 천적이나 흉조임은 틀림이 업다. 그러고 보면 까마귀 떼와 인간쓰레기는 뭐가 다른가.

 

그렇다. 무엇이나 지나치게 많으면 부족함 보다 못하다고 했다. 범이 새끼를 많이 낳으면 그 속에 스라소니를 낳는다더니 오늘날 인간이 많으니 그 속에 쓰레기 같은 인간이 더 많은 세상에 까마귀 떼를 퇴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회를 좀먹게 하고 해치는 인간쓰레기를 퇴치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시점에 놓인 것 같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인간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살면서 부단히 자기 자신을 다듬고 보안해 가면서 채워도채워도 끝이 없는 물질적 욕구와 권력에 대한 질퍽한 과욕을 버리고 온갖 상식에서 벗어난 겉모습을 벗고 깨끗한 영혼과 올바른 인격, 도덕적 수양을 갖추고 감사와 만족, 따뜻한 가슴과 사랑을 가진 인간으로 거듭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진정으로 인간다운 인간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범국민적으로 물질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문명과 도덕수양을 강조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한 법제를 정하고 강화해 사회를 해치고, 사람을 해치고, 덕과 수양과 영혼과 양심에 쉬가 쓴 인간쓰레기를 다스리고 퇴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 아닐까?

/수원시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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