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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 외 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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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1-16 20:08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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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훈춘

아침 밥상 마주하면

보글보글 토장국에

배추김치 한 접시

날 쳐다보며 방긋 웃고 있네

 

초라한 밥상이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

손으로 쭉쭉 찢어

토장국에 밥 한 공기 뚝딱!

 

뽑힐 때 한 번, 

통째 쪼개지면서 또 한 번

소금에 절여지며 한 번 ,

매운 고춧가루 짠 젓갈과 씨름하다

또 한번

네댓 번 죽었다가 살아난 배추김치

 

네 덕분에 밥맛 당기고

내가 성숙하는 것을!

 

늦가을에           

 

노래 가사가 기억 나지 않아

콧노래 흥얼거렸더니

귀뚜라미가 부엌에서

대신 내 노래 부르네

하, 참 고놈들

 

슬픈 마음 공중에 대고

휘익 뿌렸더니

지나가던 외기러기

내 슬픔 물고 가네 

슬픈 건 도맡겠다나

하, 참 고놈들

 

바람이 큰 나무에 앉아 쉬길래

나도 좀 쉬어 볼라니

메뚜기란 놈 풀쩍풀쩍 뛰며

같이 놀자 하네

하, 참 고놈들

 

초목이 시들어

내 가슴 허전한데

붉은 단풍잎 몇 놈이

날 보고 방긋 웃네

햐, 참 고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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