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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없이 넓고 푸른 우주 공간에 걸린 초승달 버들 잎 같은 엄마의 눈썹이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가을 추수하는 엄마의 휜 낫을 닮은 초승달이여 자식 위해 한생 땀 흘리며 농사짓는 엄마의 환한 얼굴로 구중천 떠가는 초승달이여 꽃을 입에 문 남자 햇볕이 따사롭고 별들이 무수하다 지상에 꽃들은 어데 가고 허상에 꽃들만 눈을 어지럽히나 꽃을 물어도 미남 안 물어도 미남 진정한 꽃 하나를 입에 물고 있으니 이 꽃 찾아오는 여인에겐 생면일 지라도 꼬옥 포옹해주리 포옹한 축복 영원히 풀지 않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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