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학교갈 때였어요. 학교운동장이 너무 미끄러워 나의 앞에서 걷던 선생님께서 두발을 하늘로 향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어요.
선생님을 부축하려고 선생님 가까이 다가가던 나도 선생님처럼 죽 미끌며 넘어졌어요. 내가 엉덩이가 아파 울먹울먹하는데 선생님은 아예 얼음 강판에 앉은 채로 두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놀고 있었어요. 그러는 모습이 재미나 나도 선생님처럼 얼음 강판에 앉은 채로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놀았어요. 나와 선생님은 서로 마주보며 운동장이 떠나게 “까르르” 웃었어요.
애들도 다가와서 우리랑 같이 놀며 아침시간을 즐겼어요.
‘선생님도 우리들처럼 아이 같을 때 있구나!’
아이같이 나랑 놀아주는 선생님이 더구나 마음 들었어요.
우리 선생님은 어려운 문제도 우리들이 이해하기 쉽게 례를 들어가며 설명하시고 따분한 과당시간을 활기 넘치게 만들어주시는 아주 유머적인 선생님이예요.
어느 조선어문시간에 있은 일이예요. 우리가 “산너머"와 “산을 넘어”를 잘 구분 못하니 선생님께서 유모아적으로 재미나게 깨우쳐주시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산을 넘어가려면 힘들죠?”
“예.”
“왜 힘든지 알아요?”
‘산을 넘으니까 힘든 거지. 다 아는 걸 묻네.'
우리가 같은 생각에 잠겨 서로 눈치 보며 침묵하는데 선생님께서 붉은색분필로 “넘다”의 받침 “ㅁ”에 동그라미를 치며 말씀했어요.
“‘산을 넘다’에는 이 ‘ㅁ’받침이라는 짐이 있어 힘든 거예요. 그래서 쉬며 가라고 띄어쓰기를 하고요. ‘산너머’는 산을 넘어가지 않고 산 이쪽에서 산 저쪽에 뭐가 있다고 말만 해요. 그러니 힘이 들지 않는 거죠. 그래서 짐 ‘ㅁ’라는 받침 짐도 없고 쉬여가라는 띄어쓰기도 없어요.”
“아, 이젠 알만해요.”
우린 한결같이 박수쳤어요. 우리들의 눈에는 배움의 즐거운 빛이 반짝이였어요.
상학을 알리는 종소리에 번쩍 정신이 돌아온 나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팔을 끼고 교실로 들어갔어요. 우리의 얼굴에는 기쁨이 남실거렸어요.
지도교원: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