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산골에 동물친구들이 각자 자기의 령역을 지키며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어요.
삼복더위에 산삼을 찾아 캐서 닭곰에 넣어 팍 끓여서 먹고 몸보신하여야겠다고 생각한 여우는 산삼 찾아 떠났어요.
그런데 정말 산삼하나를 발견했지 뭐예요.
"거참 묘하구나. 산삼은 피해 다닌다던데 이렇게 떡하니 내 눈에 뜨인걸 보면 나를 먹으라고 함이 틀림없어."
그런데 정작 손을 내밀어 산삼을 캐려니 그 산삼이 아직은 너무 작아서 먹을 감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우는 빨간 댕기로 묶어서 표기를 해놓고는 좀 기다려 더 큰 다음에 먹기로 하고 다른 먹이 찾아 떠났어요.
그런데 그날 밤, 폭우가 쏟아지고 비바람이 횡행하더니 그만 그 빨간 댕기가 구중천에 날려 가고 말았어요.
이튿날 이른 새벽, 어디에 먹을 것이 없나 살피던 노루의 눈에 그 산삼이 안겨들었어요.
"허참, 이 귀한 것, 여기 숨어서 날 기다렸나? 무더위도 심한데 영양보충에 딱 인걸. 아함, 맛있다."
노루는 냉큼 한입에 꿀떡 산삼을 삼켰어요.
간밤 내린 비에 산삼이 많이 컸겠다 싶어 여우는 아침밥을 먹고 빨간 끈으로 표기를 해둔 산삼 찾아 떠났어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예요.
"내가 분명 빨간 댕기로 표기를 해놓았건만 누가 캐 먹었지? 이럴 줄 알았더라면 작은 산삼이라도 먹어버렸을걸."
여우는 산삼을 먹어버린 동물을 욕하기도 하고 산삼을 보았을 때 먹어버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