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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간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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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19 23:24 조회3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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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안녕하세요.

아버님께서 오늘날까지 언 10년간 근무했던 직장이 마지막 날이네요. 너무 긴긴 세월 명절, 생신, 그 외 기념일에도 쉬지 못하면서 몸도 힘드시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면서 우리 자식들을 위하여 이날까지 견뎌 오신 건 잘 알고도 남음이 있었지요.

 

무엇보다 며느리로서 너무 송구스러운 맘뿐이네요. 저희가 좀 더 일찍 자리 잡고 아버님, 어머님 편안 노후 해드려야 하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아서 많이 속상하지요. 아버님께서 “야당리외식공간”에 입사한 10년 동안 아들 장가보내고 시누들 명문대학 졸업시키고 손주까지 초등학교 3학년생이 되면서 우리 가족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 모든 것이 아버님께서 정직하게 살아오신 것 아닐까십네요. 언제나 존경하고 자랑스러운 아버님 때로는 순간순간 아버님 맘에 쏙 드는 며느리 되고 싶었지만 아버님께 서운하게 할 때도 있었지요.

 

양해하세요. 아버님, 그동안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지요. 그러기에 남은 인생 멋지게 삶을 살길 바라지요. 아버님께서 그 어떤 새로운 시작을 하시던지 제가 아버님 편이 되어 드리고 응원하겠어요. 아버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저 허리띠 졸라매고 알뜰하게 살아볼게요.

 

아버님 하고 싶은 말 상봉의 그날에 구구히 여쭈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2022년 3월 28일

못난 며느리 :이화

 

사랑하는 새 애기 이화에게:

 

새 애기 잘 지내고 있지. 오늘 새 애기가 전화기로 보낸 글을 읽고 나니 10년 동안 식당에서 홀 서빙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풀리면서 몸이 거든하고 5년 전 기운을 담고 있는 것 같네. 이 못난 빈털터리 시아버지를 위로하며 안정시켜주는 네 마음 비단결 같이 너무 곱고 아름다워서 춤이라도 덩실 덩실 추고 싶네. 새 애기가 고맙고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많이 움추리고 축쳐진 어깨를 활짝 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네.

 

10년 전 연길 태생인 새 애기는 초라하게 사는 신씨 가문의 식구가 되었지. 대학은 졸업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자신의 본심을 억누르고 상대를 우선하며 혼간 내면은 불안하고 걱정으로 휩싸여 있지만 시부모 앞에 아무렇지 않는 척 하면서 살아온 새 애기가 아닌가? 동네에다 “연변식당”을 5년 동안 경영하면서 초췌한 얼굴로 이리 저리 뛰는 모습이 안스럽고 안타깝지만 한편으로 자갈밭을 기름진 땅으로 만드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구나.

 

새 애기, 5복에 며느리 복이란 말이 없지만 나는 며느리 복을 타고난 사람이지 3년 전 새 애기는 야당역 상가5층에 3억을 들어 60평 방을 사서는 술집을 차렸었지. 나는 네 모습이 정말 장하고 장하여 꼭 성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구나. 새 애기 생각이 옳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힘 있게 걸어야 한다. 뒤 바라지는 내가 도맡겠다. 이젠 퇴사 하였으니 손자 과외선생은 이 할아버지 몫이지.

 

새 애기, 가족이란 말만 떠올라도 절로 입가에 웃음이 떠오른다. 그 울타리에서 나를 진정으로 위해주는 참된 사랑이 넘치기 때문이지 참된 사랑은 사랑을 주고 그리고 사랑을 주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주고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베푸는 사랑이 참 된 사랑이다.

 

참된 사랑은 자기의 생명까지 버린다. 부모는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의 길을 간다. 사랑 앞에서 자기 목숨을 묻고 가는 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고 참된 사랑이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어떤 계산도 없다. 주고도 주었다는 사실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고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하여 뼈가 녹아나도록 고생을 하면서도 힘든 줄 모른다. 그만큼 자식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9년 전 새 애기도 자식을 품에 안고 젖을 먹일 때 느끼는 기쁨의 심정이 바로 그것이다.

 

새 애기, 밤은 깊어가도 수백 번을 써도 부족할 정도로 너희들을 사랑한다.

안녕히

 

시 아버지 : 신석운

2022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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