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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혼을 달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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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19 23:49 조회279회 댓글0건

본문


푸름이 돋아나는 저 산이

대지를 달구던 해를 삼켜가고

토해내는 검은 장막우에

불씨들이 촘촘히 심어진다

 

소슬하게 부는 바람

이그러진 조각달을 밀어가고

고혼을 다독이는 상아의 비파소리

옥토끼의 애간장을 녹여준다

 

이생을 떠난 령혼들이

조용한 안식처를 꿈꾸는지

파아란 바람 잡아 타고

천당의 대문을 두드린다

 

지상에서 울려지는 애도곡도

잔잔한 자장가로 들리는데

넓고넓은 은하수가

품을 열고 조용히 안아준다

 

아, 세월을 주름잡아 달리던

시대의 거룩한 영장들

오늘은 은하의 작은 별이 되여

흔들리는 천하를 지키누나

/리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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