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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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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08 00:50 조회3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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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은 너무 힘들게 견뎌냈구나 싶다.

 

봄의 길목에 들어선 삼월은 따스해야 하는데 도시는 동상에 앓고 있었다. 모든 것이 갑속에 들어 숨을 죽이고 있었던 것 같다. 도시는 기신기신 기여든 바이러스로 연기가 없는 전쟁터로 되였다. 사회구역은 흰 방호복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한 지원자들이 지키고 이따금 소독약을 뿌리는 기계소리가 우르릉 거릴 뿐 정적에 잠겼다.

 

해마다 흥성하던 3.8여성의 날 파티도 없었고 유치원도 학교도 문을 닫고 옷 파는 가계도 음식점도 카페도 사우나방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 며칠은 지하철, 공공버스마저 정지상태에 들어갔다. 거리가 텅텅 비고 광장에 뛰노는 애들이 없다. 자고나면 늘어나는 확진자 수치를 보면서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도시를 지키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들은 다 함께 힘을 합쳤다. 역병방어 전략전술에 따라 매일 핵산검사를 하면서 구불구불한 줄이 아무리 길어도 불평 없이 차분히 순서를 기다리는 로자와 어린이들 모습도 장하였고 하루 열여섯 시간씩 복무하는 지원자들의 상냥한 웃음도 감격적 이였다. 몸이 불편하시거나 연세가 많아 밖으로 나오시기 힘든 분들의 집까지 찾아와 친절하게 핵산검사를 해주는 방역지원자들은 악마를 물리치는 용감한 천사였다.

 

이번 삼월에는 하늘도 웃음을 거두고 무수한 눈물을 무더기로 내려주었다. 차디찬 진눈까비 속에서도 사람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정부의 방침대로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핵산검사에 따르고 자가 격리에 복종했다. 수많은 야전병원이 로케트 속도로 일어섰고 수많은 방역물자가 위험지구로 흘러들었고 수많은 백의천사들이 역경지구로 달려왔고 수많은 당원과 적극분자들이 개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어떤 때는 끼니를 거르며 일신을 불태우는 그들은 참으로 연기 없는 전장의 용사들이었다. 악마가 머무는 곳에 천사가 나타나고 있다.

 

그야말로 모택동 주석의 “온역신을 보내며”에서 쓰신 7언 율시 중의 몇 구절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되는 장면이다.

 

봄바람에 수양버들 실실이 늘어지고 6억의 신주는 저마다 요순일세……/ 묻노니 온역군아 너 어디로 가려느냐……/종이 배 실려 밝은 초불이 하늘을 비춘다.

 

핵산검사장에서 방역지원자들을 보면서 8년 항전중 일본침략자를 물리치던 정신으로 중국인민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구나! 이것이 바로 중국 사람이고 이것이 바로 중국정신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실감했다. 우리는 중국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생활용품이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았고 먹을 채소와 과일이 떨어질까 걱정되지 않았다.

 

사회구역이 봉쇄된다고 해도 뉴노멀(新常态)로 여기고 차분한 심정으로 대하였다. 이 한 달 동안 우리가 생활상에서 크게 불편 없이 보낼 수 있은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였다. 여기저기에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채소마트에서 사업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근할 때 자가용에 몇십 보따리의 채소를 실어다 수요되는 사회구역 시민들에게 봉사해준다는 기사는 감동없이 볼 수 없고 동계올림픽금메달 획득청년이 만 벌의 방역 보호복을 고향 길림시에 지원했다는 아름다운 행동, 그리고 방역일선에서 싸우다 42세의 젊은 생명을 바친 길림시교구 촌장서기의 영웅사적은 우리의 마음을 오래오래 울릴 것이다.

오늘 3월의 마지막 날 내가 지금 사는 도시는 병적확진자 증가수가 단 셋이라니 오라지 않아 코로나는 물러가고 도시는 풀릴 것이다. 그러나 악마가 언제 나에게도 들어붙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여전히 매개 사람을 괴롭힌다. 며칠 전 왜선지 마른 기침이 나고 목이 쉬고 뒤 잔등이 아슬아슬 추워나는데 감기 기운이였다. 혹시 오미크론이 내 몸에 안 들어왔나 생각에 오싹해졌다. 더운물을 많이 마시고 뜨거운 커피를 들이켜고 몸을 덥게 했더니 나아졌다. 다행히 보통감기였다. 앞으로 기나긴 시간동안은 코로나에 마음 졸이면서 살아야 하는가 본다.

 

송화강 수력발전도시 길림과 영화촬영도시 장춘, 그리고 조선족의 고향 연변, 그 외의 전국방방곡곡도 4월이면 악마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전염병은 옛날부터 인류와 공존했었다.

 

17세기 60년대 영국에 흑사병이 돌아 근 8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흑사병은 영국 중부에 위치한 인구 344명 밖에 안되는 이암이라는 작은 마을에도 전파되였다.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북쪽으로 피신 가자고 했는데 마을의 월리암이라는 성직자가 마을사람들을 모여놓고 상의한 결과 모두들 비장한 결의를 다졌다. 그들은 흑사병을 더 이상 북쪽으로 옮기지 말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북쪽으로 통하는 길에 돌로 성벽을 쌓아 봉쇄하고 마을의 사면팔방에 대리석 비석으로 경계를 두었다. 그들은 묘비명을 남겨놓고 스스로 마을에 격리되였던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하나 둘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는데 나중에 16세 이하의 33명 미성년자를 포함하여 70명이 살아남았다 한다 그들의 위대한 희생으로 북쪽에는 흑사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안았다고 한다. 후에 이 마을은 영국에서 선량함을 남겨놓은 ‘역병의 마을’로 유명해졌다. 우리는 역병과 싸우는 천사들에게 찬사를 보내지만 역병에 쓰러진 사람

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도 (3월 30일) 확진자가 길림성만 22,556명에 달한다. 길림시 확진자만도 11,747명이다. 이 수치가 더 늘 것이라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전염병은 늘 인간을 위협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위협할 것이다. 잊을 쯤이면 또다시 코로나요 오미크론이요 하면서 길림 혹은 심양 혹은 그 어디에선가 나타나면서 괴롭힐 것이다. 재작년 봄, 무한에 나타났던 코로나란 악마가 여름에 좀 즘즘 하더니 올해 삼월에는 오미크론으로 탈바꿈한 악마가 무한이 아닌 길림에서 기승부려 봄이 봄 같지 않는 삼월이 이어졌다. 길림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전 세계적인 재앙 코로나란 바이러스 때문에 길이 막혀 얼마나 많은 분들이 만나야 할 친인들이 만나지 못하고 바래다 줄 친인을 바래다주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3월 중순에 친하게 보내던 고향의 동창생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길을 바래주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 이 삼월 달에 시누이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고통스럽게 앓고 있어도 병문안 한번 가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 고향의 친동생이 외국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하다가 겨우 돌아와서 혼자 몸으로 비워 놓은지 십년도 넘는 집을 수리한다는 데도 가서 도와주지 못해 그것도 가슴이 아팠다. 3월 21일날 우리나라 동항 비행기사고로 132명 생명이 순간에 없어졌다는 소식에도 가슴아팠다. 그 외에도 아픈일이 정말 많았다.

 

아픈 3월이 지나갔으니 돌아오는 4월은 웃을 수 있는 달이였으면 좋겠다.

/황혜영(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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