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의 어느 날 나는 공기 청신하고 풍경 아름다운 광장으로 놀러갔다. 드넓은 광장은 언제나 내 마음을 확 넓혀준다.
광장의 여기저기에 심어놓은 잔디는 푸른 주단 펼쳐놓은 듯 아름다웠고 또한 미풍에 나풀대며 춤추고 있어서 기분이 한결 좋았다.
그때 내 눈에 한 대 여섯 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꽃밭에 쭈크리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꽃밭에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여 제꺽 거기로 다가가 보았더니 그 애가 풀을 뽑고 있었다. 그 아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돋아나와 있었지만 땀을 닦을념도 하지 않고 열심히 풀을 뽑는 것 이였다.
나는 그 아이가 기특해서 다가가 물었다.
"얘야 넌 왜 이 잡초를 뽑지?"
그 애가 서슴없이 대답했다.
"우리선생님이 꽃밭의 잡초를 뽑아야 꽃이 잘 자란다고 했어요."
그 애의 야무진 대답을 들은 나는 그 애를 도와 같이 풀을 뽑았다.
조금 후 나의 이마에도 땀이 흘러내렸다.
며칠이 지난 후 내가 다시 광장에 갔을 때 꽃밭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잡초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인지 정말 잘도 자랐다.
해 빛 속에서 꽃들은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서로서로 이쁨을 자랑하는 꽃들을 보노라니 며칠 전에 만났던 그 애가 떠올랐다.
그날에 본 그 아이는 안 보였지만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꽃처럼 이쁜 마음을 가진 그 애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고 감동을 주고 있었다.
지도교원 : 박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