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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부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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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19 23:42 조회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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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금(연길)

아들 딸 대학 다 보내고 나서 우리부부는 한국유람을 떠나기로 약속 했어요. 그날이 각일각 다가오는 시점에 우리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지면서 그 아름답던 환상이 물거품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2004년 5월 26일 오후 4시 좌우 갑자기 남편이 머리 아프다고 했어요. 제가 미처 반응 못하고 있는데 남편의 온몸은 이미 물참봉이 되어버렸어요. 아들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모셔갔어요. 뇌출혈이라고 했어요. 의사들은 시간을 다투고 나는 하늘이 무너져 내렸어요. 평소에 작은 일에도 감동받고 흘리군 하던 눈물도 그날은 꽉 막혀버렸어요. 언어가 손상 받아 말 못하게 될 것을 각오하라는 수술 이였어요. 생명이 경각을 다투는데 언제 그런 걸 따질 겨를이 없었어요.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여 남편의 목숨을 구해냈어요. 그때로부터 다시 갓난아기로 돌아간 남편은 모든 일에서 내손만 바라는 신세가 되어버렸어요. 내딛는 한걸음도 내손바라고 하나의 뜻 표달도 나를 통해야만 했어요. 후유증으로 허다한 어려움이 그대로 덮쳐왔어요. 불행은 눈섭밑에서 떨어진다는 말 꼭 맞았어요. 하지만 그 고생을 말해서 무얼 할까요. 나에게 닥쳤으니 나절로 이겨나갈 수밖에요.

 

다른 곤난들은 내가 이를 악물고 마음을 다잡고 정성을 다해 해결하면 되는 일이지만 언어장애를 해결하는 일은 참도 나를 어처구니없게 만들군 했어요.

 

무엇을 어쩌고 싶다고 하는 표현을 알아맞춘다는 것이 정말 골치 아픈 문제였어요. 손시늉으로 표현을 하는데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손으로 토막 내는 동작, 팔을 비트는 동작, 걸상에 앉아서 뛰는 동작... 맞춰보세요. 무엇을 요구하는 걸까요?

 

평생직업이 기자, 편집 이였던 남편이 지금은 언어장애자가 되었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내마음도 이리 안타까운데 본인은 얼마나 불편하고 애탈까요. 나는 불쌍한 남편한테 잘 해주리라 마음을 먹었어요.

 

이것저것 반나절이나 주어 대서 끝내 하나를 알아 맞혔어요. 토막 내는 것은 돼지갈비를 말하는 거였어요. 돼지갈비를 고압가마에 푹 삶아서 정성껏 요리를 해주니 얼굴에 웃음을 듬뿍 담고 맛있게 잡수셨어요. 그것을 지켜보는 나는 코등이 시큰해났어요.

 

팔을 비틀어내는 동작은 알아맞히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것 때문에 "싸우기까지 하면서"연구한 결과 타래떡(麻花)이였어요. 내가 알아맞히니 남편은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맞다고 했어요. 그길로 서시장에 달려가서 상해타래떡을 20개나 사왔어요. 그 큰 타래떡를 앉은 자리에서 두개나 맛있게 드시는 걸 보며 나도 웃고 남편도 웃었어요. 웃는 나의 눈굽으로 흐르는 눈물을 남편이 어색한 동작으로 닦아주었어요.

또 무엇이라고 하는데 우리 집에는 없대요. 내가 동작을 하라고 하니 생각하던 끝에 바퀴의자에 앉은 채로 뛰는 동작을 하네요. 내가 개구리인가고 물어보니 옳다고 하면서 좋아하던 모습은 지금도 보는 것 같아요. 이맘때쯤 나도 이미 남편의 동작보고 알아맞히기 고수가 되여 있었어요. 남편의 너무도 큰 동작 대가로 이튿날 개구리를 사왔어요. 그릇에 쏟는 순간 개구리들이 여기저기 풍덩풍덩 뛰며 날쳐대는데 무섭기도 하고 그걸 사내라고 한 남편이 밉기도 했어요. 글쎄 개구리가 냉장고 밑에까지 뛰어 들어갔지 않고 뭐예요. 정말 울지도 웃지도 못한다는 말이 이때를 놓고 한 말 같았어요. 그 큰 냉장고를 겨우 밀고 개구리들을 붙잡아냈어요. 남편이 원래 좋아하던 음식이라 잘 드셔서 덕분에 기분이 나쁜 것 만은 아니었어요.

벙어리 속은 난 어미도 모른다는데 아내이자 어미노릇을 지금까지 18년을 해오면서 그나마 우리 부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남편이 식사도 잘 하시고 걷는 연습도 열심히 하고 이젠 가끔가다 외마디 말도 한마디씩 하니 그전에 고생스러웠던 일도 다 잊혀지고 남편이 한가지씩 진보할 때마다 감격하고 감사한 마음이예요.

 

주위의 친척, 지인들은 나보고 “어떻게 이런 걸 다 알아맞히오? 참 신기하오.” 라고 하면서 칭찬도 많이 해주네요. 그때마다 나는 "우린부부니까요! " 라고 한마디로 답을 올리군 해요. 가문에서 수여해준 “남편공대 박사학위”에 힘을 입고 오늘날까지 박사칭호에 어긋남이 없이 "간호사"직업에 충성을 다하고 있어요.

 

때로는 남편이 “왔소?” 라고 하는 한마디에 마음이 울컹 해나며 행복감에 잠길 때가 많아요. 이전에는 남편의 듬직한 사랑 속에서 행복을 누리던 나였는데 인제는 내가 남편을 사랑으로 지켜줘야죠.

 

여보, 한국유람은 당신이 깼어도 줄곧 나를 "지켜"주고 "친구"해준 당신 너무 고마워요.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래처럼 끝까지 잘 모셔드릴게요. 우리 끝까지 함께 가요. 여보, 우린 부부예요. 우리 같이 오래오래 잘 살아요.

 

수정님이 선물해준 "부부"노래가 마음에서 흘러나옵니다.

 

닮은 걸가요/닮았겠지요

사랑 먹고 /사랑으로 피고

행복 먹고 /행복으로 피는

우린 서로지요

 

당신이 있어 /제가 있고

제가 있어 /당신이 있는

우린 서로지요

 

닮았을가요 /닮았겠지요

우린 사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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