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그늘 속에서 반짝이는 것을 찾아내는 예리하고 밝은 눈을 가지고 싶다.
남들이 스쳐 지나고 눈 여겨 보지 않는 신문 한 모퉁이의 오랜 기사라도 그저 놓아 주고 싶지 않다.
신비한 유물을 발견한 듯 고고학자의 그 집요하게 파고드는 정신으로 깨여지고 부서진 언어와 글 조각들을 주어모아 나의 뇌의 용광로에 집어넣어 다시 녹여 내고 싶다.
섬세한 언어들과 당돌한 상상력으로 반짝 반짝 빛을 발하는 진주 같은 글을 부지런한 망치질로 복원 시키는 장인의 삶을 살고 싶다.
신의 언어가 아닌 인간의 영역에서 울려오는 영혼의 소리들을 하나씩 적어 내고 싶다.
혼자 걷는 자갈길에서 반짝이는 먼가를 주으려고 나서는 글 장인의 길이 바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고 지금 이 시간인 것 같다.
하늘의 모든 것은 경건하고 신기할 뿐이다.
땅은 창백한 푸른 빛 속에서 잠들고 있다.
/김 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