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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기르는 재미는 별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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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0-05-04 02:41 조회1,4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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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성 안도현조선족학교 5학년2반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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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늘 아침 일찍 눈을 뜨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 함께 키우는 “아기”가 지난밤 얼마나 컸을까 무척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 “아기”가 바로 콩나물이다.

 

무한 폐렴 땜에 밖에도 못나가자 어머니는 가족을 동원해서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오랜 전에 사놓았던 콩나물을 기르는 기계를 발견한 어머니는 보물이라도 발견한듯이 얼굴이 환해지면서 들뜬 기분으로 말씀하셨다.

 

“얘들아, 우리 유기농 콩나물을 길러보는 게 어때? 여태껏 한 번도 길러 본 적이 없는데.”

 

“엄마 우리 한번 도전해 볼가요?”

 

난생처음 해보는 일이라 대학생인 언니도 너무도 좋아서 어린애마냥 퐁퐁 뛰며 찬성하였다.

“엄마. 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으니 우리도 한번 체험해봅시다.”

나도 곁에서 한술 떴다.

 

우리는 먼저 이모가 가져다 준 콩에서 어머니께서 알려 준대로 통통하고 썩지 않은 콩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알한알 언제 다 고르나 걱정되였는데 종이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온 가족이 손을 합쳐 고르니 금시 다 골랐다.

 

콩을 다 고르고 나서 우리는 설명서의 절차대로 콩을 콩나물 기르는 통에 담았다. 신기한 것은 자기절로 알아서 물을 뿌려주니 우리가 할 일은 깨끗한 물만 제때에 갈아주면 되었다.

 

언니와 나는 콩이 싹트는 과정이 너무 궁금하여 자꾸 구멍으로 들여다보았다. 묵묵히 우리의 들뜬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도 궁금하셨는지 화장실을 갈 때마다 거실에 들려 한 번씩 들여다보고는 얼굴에 빙그레 웃음꽃을 피우군 하셨다.

 

언니는 또 어느 책에서 본 글인데 식물들이 노래를 들으면 더 잘 큰다면서 핸드폰으로 콩나물에게 흥겨운 음악까지 들려주었다.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콩알들은 진짜 시장에서 파는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났다.

 

삼일 뒤 콩나물기계에서 다 자랐다는 알람이 울리자 엄마는 큰 대야에 콩나물을 쏟으셨다. 그걸 보는 순간 나의 입에서 저도 몰래 환성이 터졌다.

 

“와! 저렇게 작은 그릇에서 이렇게 많은 콩나물이 나오다니!”

 

나는 다시한번 “시루안의 콩나물”이라는 속담의 뜻을 눈으로 직접 느끼게 되였다. 우리가족은 오손도손 모여앉아 팔을 올리 거두고 콩나물을 다듬기 시작하였다. 아빠처럼 키는 작지만 듬직하게 생긴 콩나물, 엄마처럼 키 크고 이쁘게 생긴 콩나물, 언니처럼 동글납작한 귀여운 콩나물, 나처럼 이마가 반들반들하고 다리가 쑥 빠진 콩나물... 우리가족은 서로 자기를 닮은 콩나물을 찾아내고는 까르르 웃어댔다.

 

나는 나처럼 생긴 콩나물 하나 찾아서 높이 쳐들고 “엄마, 아빠 나도 이 콩나물처럼 가족사랑 듬뿍 받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겠죠” 하고 웨쳤다. 그러자 방안은 또 웃음소리로 차 넘쳤다.

 

“깔깔, 껄껄, 꺄르르... “

웃음소리로 가득 찬 우리 집안은 무한페렴 공포는 지나가고 어느새 봄이 찾아온 듯싶었다.

 

지도교원 :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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