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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외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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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3-26 23:29 조회307회 댓글0건

본문


나의 가슴을 뚫고 새가 날아오른다

하늘이 흘러든다 나도 솟구쳐 올라

새의 가슴을 뚫는다 하늘이 새여나온다 

 

하늘을 흘리는 새의 가슴을 향하여

솟아오르면 먼저 내 가슴이 구멍 나지만

 

하늘이 새여나오지 않는다

하늘이 없는 가슴에서 어떻게

하늘이 흘러나오겠는가

 

하늘을 풀어놓고

새는 날아가고 없다

새는 날아가지 않고 5월 속에 있다

 

작은 몸 만큼 한 그림자를

영원한 땅으로 만족하며

높이 날 때 그림자는 사라지지만

하늘에 존재하고 있다

 

온 몸에 영혼을 묻혀가지고

땅에 내려올 때 드러나는 그림자에 덮여

작아지는 것은 항상 나였다

 

하늘을 날며 새의 가슴은 크다

솟으며 내리며 다 차지했다 다 내려놓고

가슴만 나래로 꼭 싸안고 가진다

 

짝을 찾는 새들의 노래에서

음악의 기원을 발견한 그 천재도

새의 가슴을 우러러 하염없었으리라

 

하늘이 새고 있는 새의 가슴아래

서있는 나무가지 그 아래에 서 있는 나

바람이 동굴가슴을 불고 지나가고

새소리 작작하다

 

새가 아닌 새는

내가 아닌 나는

비상을 꿈꾸며 지상을 가볍게 밟는다

 

 

 

흙속에서 나왔기에

흙냄새가 나서 좋다 그보다

죽은 사람과 살다가 와서

반가운 풀이다

아버지 명복하고 계시겠지

 

봄이면 아버지의 심부름 오는 풀

가을이면 나의 심부름 가는 풀

지금 이 시각도

아버지와 나를 번갈아보고 있으리

 

내가 잡고

사바세계를 건너가는 푸른 끈이

이승 저승 륜회하며

폭풍에도 끊어지지 않는 푸른 끈이

 

푸른 피줄로 뻗어 들어와서

땅의 기운이 도는 온몸을

살이 돋는 땅에 엎드려 등으로 본다

겨울을 지나며 허기져 목이 긴 새의 눈이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의 눈빛

 

슬픔을 유산으로 남기시고

세상을 감아버린 아버지에게

전해다오 풀에 얼굴을 대고 속삭인다

 

있음이고 없음이며 또한

그것을 넘어서있는 아버지의 죽음은 비싸다

목구멍을 울리며 우는 비둘기가

내 안에 날아 들어와 앉아있다

 

 

바다

 

야망은 더 깊고 넓어

끝없이 땅을 침략한다

바다의 야욕에

나는 욕심을 잃어버린다

 

땅을 차지하려는

욕망의 바다에 빠진 바다

거품 물고 쳐들어왔다가

땅에 떨어지는 바다

 

영원히 포기를 모르는

용감한 호전광은

다시 패잔병을 끌어 모아서

렬 지어 공격해오지만

또 엎드려 후퇴할 것을

세월은 알고 있다

 

과욕으로 무너지는 바다

쓰러지는 것은 또 바다

상처로 푸르게 멍든 바다

 

산산이 모래로 부서진

바다의 꿈을 밟으면서

아무런 욕심도 일지 않는

나를 본다 바다가 준 선물이다

/박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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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길 프로필:

1960.2.11생

북경로신문학원 제11기전국중청년작가 고급연구반수료

국가1급작가

중국작가협회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회원

아리랑문학상, 두만강여울소리 시탐구상, 해란강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가야하문학상, 장백문화상, 두만강문학상, 진달래문예상, 중앙급가사창작 1등상 등 30여차 수상. 

서정시 50여수 일어로 번역되어 일본에서 발표

시집 ‘매돌’, ‘ 찰떡’, ‘짧은 시, 긴 탄식’, ‘너라는 역에 도착하다’, ‘풀’

동시집 ‘소녀의 봄’

가사집 ‘부부사이는 춘하추동’

수필집 ‘어머니 시집 가는 날’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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