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입으로나 귀로나 약으로나 예방되는 것이 아니라, 빌어서나 요행으로서가 아니라, 총칼로, 대포로, 유도탄으로도 아니라 유독 코로, 오로지 코로나 방지해야 한답니다.
마스크 같은 헝겊 쪼각으로 코 구멍을 단단히 단속해야만 되는가 봐요.
기억하세요. 반드시 코로나 방지해야지 이 세상에 아직 다른 무슨 신통한 방법은 없나봅니다. 실은 코만 단속하는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또한 너무 중요한 방책이랍니다.
어쩌면 이번 신종 바이러스는 우리만의 고유어ㅡ 코 ㅡ '코'씨 성으로 태여 나서 "코로나"로 지칭 된 것을 보면-코 막고 답답한 우리 겨레 동포들께 똑똑히 정신 차리도록 시사하는 바가 크고도 깊은가 봐요.
우리 세상만사가 어찌하여, 언제부터 이렇게 답답하게 되였는지? 더 답답한 것은 아직 언제까지, 어디까지 그냥 더 답답하게 살아야 하는지 끝이 안보이네요.
끝없는 난리와 수많은 괴변에다 무슨 위기요, 참사요, 탄핵이 모자라서 이제는 지나가던 독감, 사스, 메리스에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죄다 들이닥치니참으로 답답하고 갑갑하여 자정이 넘어 새날이 밝아오는데도 수심에 잠이 안 옵니다요!
코로나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는 나그네ㅡ 코 꿰인 송아지 신세로 강릉경포에 감금된 老夫는 코를 막지 않아도 답답하고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
워낙 이 나라, 이 땅이 문제였나?! 이 고장의 풍수지리가 문제였나, 아니면 산천초목의 씨앗-종자가 문제였나요?! 또는 ---
참으로 하늘이 무심키도 하죠 --
어찌하여 백년이고 천년이고 항상 남에게 당하기만 하는 운명이였을까요.
그저 신세가 가련하고 운명이 기구하다고만 탓하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변명과 해탈, 질책이 아닐까요--
지난날엔 大唐, 大明, 大清, 大和, 大俄에 양키까지 모시기도, 당하기도, 빌붙기도 하다가 종당에는 삼천리강산 허리가 동강나는 설움을 겪고--
오늘엔 마치도 동네 뒷골목의 깡패들 마냥 서로 무리를 지어 제각기 친일, 친미, 친중, 친러, 친북이라고 욕질하면서 마구 이리 치고 저리 박고 물고 뜯고 하여 뉘 집의 못난 강아지 코등마냥 하루도 성한데가 없고 거기에다 이런저런 종교까지 이리저리 얽히고 설키여 하루도 편할 날이 없구만요.
어찌하여 한집안식구들끼리 이렇게 철천지 원수로 되여버렸는지?
한 핏줄, 한 겨레로 서로 한걸음씩 물러서 좀 친하면 안 되나요 ?
동양의 예의민족이라며 자화자찬하던 미풍량속은 어느 시궁창에 내던지고--
자고로 고금중외에 "불효 불화한 복잡한 집안이 잘되는 것 못봤다"네요. 더구나 나라망신, 민족망신이 곧바로 자기 집안 망신인줄 모르고 제 코도 못 닦으며 그냥 개 코부터, 남 코부터 닦으려는 주제 넘는 족속들이 너무 한심하네요.
나라가 뒤번져져도, 민족형상이 쫄딱 망해도 내 배만 부르면, 내 욕심과 내 체면, 내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만이라며 동네방네 쏘다니며 가문의 온갖 험담을 일삼는 족속들을 이번 코로나 동란에 코뚜레를 단단히 채워 버르장머리를 고쳐야겠네요.
물론 그러자면 우선 집안의 어른이 선뜻 나서서 못난 놈의 콧대를 꺾어 집안의 기강을 세워야겠죠. 하긴 그 기강을 세우고 지키려면 또한 어르신이 모든 면에서 이신작칙을 해야만 될 것이고요.
그래서 먼저 한집안 식솔들끼리 똘똘 뭉쳐 어른을 공경하고 아내를 사랑하며 화목하게 이웃까지 돕다보면 자연히 온 동내에 본이 될 것이고 그러면 따라서 당연히 이웃들이 찾아와 친하자고 할 터인데 그로 하여 종당에는 코 기러기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
그런데 그러하지 못한 참담한 현실 연고로 서로 아웅다웅하며 세상을 웃기는 그 틈에 간특하고 사악한 이번 신종바이러스가 기어들어 관청과 정당과 종교와 단체들을 마구 휘감고 휘젓고 부수며 염병보다 더 지독한 괴력으로 온 세상인심을 어수선하게 일대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위기일발의 시각, 오늘도 코로나에 당하여 코 좀 막고 답답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원망과 질책만 하지 말고 同舟共济로 일심 단합하여 가슴을 시원하게 활짝 열어젖히고 손에 손잡고 신심 가득히 코로나 박멸전에 총동원 된다면 코로나가 아니라 더한 그 무엇이라도 뉘라서 대한민국을 얕보고 언감 넘겨보겠습니까!
이제 우리 모두 그 슬기와 지혜, 용기로 한강의 기적위에 새로운 대한부강을 세우고자 저기 저 떠오를 태양을 향해 힘써 달려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기 저 푸른 동해바다 지평선위의 맑은 하늘에 샛별이 빤짝---
계명산천이라---
드디어 먼 동이 트려나 ㅡ
3월11일 동해 강릉老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