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가
발부리에 채인 돌멩이 하나가 데굴데굴 구르다 뚝 멈추고
저만치 돌부리 꼭지점에서
솔기처럼 내 눈길을 꿰매며 올려다보오
"돌부리를 차면 발부리만 아플텐데…" 하고
오랫동안 펼치지 않았던
책 한 권이 입을 여오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해도
정신만은 바짝 차리고 걷거라......"
잔소리처럼 하시던
어머님의 그 말씀이
책 한 줄이 되어
지금 나에게 읽어주오
내가 걷는 사방( 四方)이 얼마나 험했으면
乾坤을 넘어 宇宙를 떠돌던 영혼이
돌부리에 걸려 깨어 났을고
차버린 돌부리에 다시 켜진 등불
내 아픈 발부리 어루만지며
책 한 권 펼쳐 주고
나는 어머님의 말씀을 읽고 있소
낡은 시계는 시간을 풀고
나는 기억을 풀면서
책 한 권을 읽고 있소
낡은 도서관에서
2020.6.
리춘렬 프로필:
본명; 리춘렬(李春烈) 필명; 도야(道也),
흑룡강성 해림 남라고 출생
흑룡강성오상조선족사범학교 朝文系卒业,
연변대학 历史系卒业,
목단강시조선족작가협회 회장,
흑룡강조선족작가협회 부회장,
연변작가협회 이사,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