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 이였다. 선생님이 자유 시간을 준다고 하였다. 우리는 “와!” 함성을 지르며 끼리끼리 유희를 놀기 시작했다.
누구의 제안이었는지 나의 단짝들은 신발뿌리기를 했다. 즉 자기의 신발을 벗어 발끝에 걸고 뿌리기를 하는 것 이였다. 누가 멀리 뿌리면 이기는 것 이였다.
“시—작!”
한 줄로 늘어선 우리는 구령과 함께 힘껏 앞으로 발길을 날렸다. 순간 각자의 발끝에 걸린 신들이 포물선을 그으며 앞으로 “씽—씽—” 날아갔다.
“아차!”
순간 나는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내 신이 담장너머로 날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다른 애들의 신은 담장꼭대기에, 난간 끝에, 나무 가지에 걸렸다. 내가 어쩔 바를 모르고 있는데 담장 밖을 지나가고 있던 아저씨가 키득키득 웃었다.
나는 바삐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 도움을 청했다.
“아저씨, 제 신발을 좀 뿌려줄 수 없어요?”
그러자 친구들도 너도나도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웃다말고 “쯧쯧—” 혀를 차던 아저씨는 우선 친구들의 신을 벗겨내려 운동장 안으로 집어 던졌다. 마지막에 담장 밖에 나간 내 신을 주어 힘껏 마당 안으로 뿌려 던졌다. 나는 황급히 내 신발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 때 위 학년에 다니는 형님 한분이 내 신을 들고 푸르뎅뎅해서 찾아왔다. 애매하게 머리를 맞았다는 것이다. 나는 내 신발이 맞지만 내가 뿌린 것이 절대 아니라고 강변했다.
“뭐하는 거야?”
체육선생님이 우리가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고 다가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선생님은 한바탕 나를 꾸중하더니 다시는 신발뿌리기와 같은 위험한 유희를 놀지 못한다고 했다. 비록 내가 뿌린 신발에 위 학년의 형님이 맞은 건 아니지만 위험한 장난을 하였기에 나는 양해를 구했다.
나는 오늘 일을 통해서 아무리 재미있는 유희라 해도 남한테 상처를 줄 수 있는 유희는 놀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지도교원: 최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