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콜라가 그렇게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줄은 그야말로 뜻밖 이였다.
지난 주 일요일 이였다. 나는 어머니를 따라 영화관람을 갔다. 영화관에 입장하기 앞서 어머니는 나한테 팝콘과 콜라를 사주었다. 이윽고 영화관에 들어가 자리에 앉은 나는 콜라병을 열어 몇 모금 마신 뒤 다시 뚜껑을 닫고 마구 흔들어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생겼다. 갑자기 느슨해있던 콜라병이 딴딴해지더니 거품이 꽉 차는 것 이였다.
‘엉? 이게 왜 이러지?’
뜻밖의 현상에 나는 부쩍 호기심이 생겼다.
“엄마, 이 거품은 뭐예요?”
내 물음에 어머니가 해석해주었다.
“콜라랑, 맥주랑, 사이다랑 등 청량음료에는 탄산가스가 들어있단다. 그래야 더울 때 마시면 시원하거든. 헌데 이런 병들은 잘못 건드렸다간 위험하단다. 막 흔든 뒤 땅에 던지거나 뚜껑을 열면 안 돼.”
“네?”
나는 어쩐지 어머니의 말씀이 잘 믿어지지 않았다. 공연히 나한테 쏘는 엄포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어머니 몰래 콜라병을 더 세차게 흔들어댔다. 사라져있던 거품이 또 가득 생겨나며 병이 더 딴딴해졌다. ‘거품이 있는 콜라는 대체 어떤 맛일가?’ 하는 생각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손이 콜라병 뚜껑에 갔다.
“칙!”
뚜껑이 열리는 순간 나는 그만 아연해지고 말았다. 안에 들어차있던 콜라가 순식간에 병아가리로 차오르며 물총처럼 막 물줄기를 갈겨댔던 것이다. 당장 얼굴이 물참봉이 되고 앞섶이랑, 옷소매랑 푹 젖고 말았다. 그건 둘째 치고 절반도 먹지 못한 팝콘에도 콜라가 가득 들어가 잘못되고 말았다. 난데없는 콜라벼락에 주위에 있던 관람객들이 벌떡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쏘아보았다.
“저,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내가 멍해 어쩔 바를 모르고 있는데 어머니가 바삐 내 손에 들린 콜라병을 앗아 뚜껑을 닫으며 량해를 구했다.
“너, 참 못 말린다, 못 말려!”
어머니가 억이 막힌다는 표정으로 나를 찔러보며 꾸중을 했다.
“헤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뒤더수기만 긁적거리고 말았다. 아무리 맛있고 시원한 콜라라고 해도 잘못 건드렸다가 무섭게 폭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지도교원: 리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