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따스한 해 빛이 내리쬐는 여름이 지나가고 풀벌레가 우는 가을이 찾아왔다. 밤이 깊으면 달빛이 더욱 밝아진다.
길 양옆에 펼쳐진 풀밭이 누런 가을 차림을 하였다. 울긋불긋한 낙엽은 날개를 팔랑이는 나비처럼 나풀나풀 춤을 추며 날아 내린다. 가을이 물든 산들도 칠색단장을 했다. 해님이 아침마다 정답게 반겨달라고 단풍잎에 이야기를 빨갛게 써놓았다. 해님은 사람들이 정답게 반겨 줄거라는 생각에 흥분되어 두 뺨이 타오르는 것처럼 빨개졌다. 새들이 재잘재잘 재잘재잘, 해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오르게 하기 위하여 노래를 부르며 모두에게 알렸다. 해님은 고맙다고 우리들에게 따뜻함과 포근함을 준다. 꽃송이, 벼이삭, 나무 잎에도 고운 색상을 입혀준다.
달빛이 형광으로 찍힌 것 같은 꽃들과 어울려 둥글게둥글게 달덩이로 떠오를 무렵이면 밤사이 뜰에는 찬 이슬이 내리고 하늘은 물속으로 가라앉아 가을이 깊어간다. 달님은 저녁마다 찾아와 같이 재미있게 놀자고 밤마다 편지를 은행잎에 노랗게 써놓았다. 달님도 친구들이랑 함께 놀 생각에 흥분의 도가니 속에 휘말려 들었다. 아이들의 연을 받쳐주던 바람이 지나가다 달님에게 물었다.
“뭘 하고 있니?”
달님은 친구들과 함께 놀자는 편지를 쓰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바람은 마침 지나가는 걸음에 전달해준다고 하였다. 바람은 달님이 노랗게 써 보낸 편지를 모두에게 나누었다. 달님은 감사의 뜻으로 대지를 비추고 어둠침침한 밤하늘을 눈부시게 꾸몄다.
노랗게, 빨갛게 빛깔 고운 옷을 갈아입은 나무 잎들, 오색령롱하게 물든 대자연을 나는 사랑한다.
지도교원: 김성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