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시원하게 트인 길, 그 길옆에서 만발하는 꽃과 춤추는 나무들, 운동기구들이 줄지어 선 광장과 놀이터에서 삼삼오오 떼를 지어 휴식의 한때를 즐기는 사람들. 지상락원을 방불케 하는 우리 훈춘입니다. 그렇지만 옥에도 티가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훈춘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 가끔 발생하니 가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나는 할머니와 같이 3선 뻐스를 타고 기타학원에 가는 길에 동시장에서 30대로 보이는 키가 훤칠한 남자가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비닐봉지를 벗겨서 길바닥에 버리는 것이 보였다. 몇 발자국 밖에서 쓰레기통이 배고프다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건만 그 아저씨는 쓰레기통을 보지 못했는지 아니면 몇 발자국 더 걸어가기 시끄러웠던지 말입니다. 이 때 바람이 불어오자 아저씨가 버린 아이스크림비닐봉지는 바람에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길 옆 꽃밭에 가서 착 달라붙었다. 때마침 그곳에 있던 청소부 할머니가 쓰레기를 얼른 주어 들고 있던 쓰레기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할머니가 혼자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널어놓는 사람이 있으니 줍는 사람도 있구나.”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아저씨, 그것을 줍는 청소부할머니. 오늘따라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아저씨가 너무나 얄미워났습니다. 그리고 연로하신 할머니가 허리 굽혀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예전에 아저씨와 같은 행동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났습니다.
우리부터 문명한 시민이 되여 작은 손이라도 선뜻 내밀어 거리의 쓰레기 하나, 운동장의 쓰레기 하나, 교실의 쓰레기 하나라도 주우면 우리 훈춘은 더 아름답고 더 문명한 도시로 변하지 않을가요?
지도교원: 김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