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핸드폰은 나의 친구로 되였다. 집에만 있는 날이면 나는 언제나 그림자와 같은 ‘친구’와 떨어지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도 숙제를 할 때도 잠을 잘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다.
나와 ‘친구’를 갈라놓기 위하여 엄마는 갖은 방법을 다 쓰다가 며칠 전에는 핸드폰 ‘감옥’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엄마 허락 없이 핸드폰을 놀게 되면 핸드폰을 ‘감옥’에 보내기로 약속했다.
어제 나는 끝내 ‘친구’를 ‘감옥’에 보내고 말았다.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객실로 나왔다. 객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엄마와 동생이 아직 꿈나라에 있는 것이었다. 나는 이 때라 싶어서 살금살금 엄마 방에 가서 핸드폰을 들고 나왔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게임의 나라로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 지났을까 “예흥아~” 하는 엄마의 부름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인차 핸드폰을 치우고 잠을 자는 척 하였다.
“응~ 웬 일이지? 우리 아들이 늦잠을 다 자고. 어디 아픈가?”
엄마는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씀하며 나의 이마를 짚어보시는 것이었다. 그제야 나는 부시시 눈을 뜨며 시치미를 뚝 떼고 괜찮다고 했다.
“그래. 그럼 어서 일어나거라. 아침밥 먹고 산책을 가야지.” 하며 엄마는 방을 나가시려 했다. 아무 일 없이 잘 넘겼다고 생각한 나는 살그머니 또 핸드폰을 쥐였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뒤돌아설 줄이야. 엄마는 내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보시고는 다시 돌아와서 핸드폰을 빼앗았다. 엄마는 실망스러운 눈길로 나를 한참 쳐다보시다가 말문을 떼시는 것이었다.
“예흥아, 언제부터 논거니? 핸드폰이 뜨겁구나. 그리고 왜 엄마를 속이지? 엄마는 우리 아들한테 실망스럽구나.”
엄마는 아주 속상해하였다.
그러는 엄마를 보니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감옥’에 넣었다. 약속을 어겼으니깐.
쓸쓸이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핸드폰을 보니 친구를 배신한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무거워 났고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이제 ‘친구’가 ‘감옥’에서 나오는 날부터 꼭 놀음을 자제해야겠다.
지도교원: 량화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