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이 되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이다.
2년 전 엄마는 암에 걸려 한국에 수술하러 갔다. 엄마가 선생님들의 장구 춤 공연을 하다가 아파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뜻밖에 암세포를 발견하였던 것이다. 엄마는 나와 언니를 할머니한테 맡겨두고 아빠와 함께 부랴부랴 한국으로 떠났다.
매일 엄마와 함께 학교로 오가던 나는 홀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니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수술받기 전날 밤 나와 할머니는 제발 엄마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다행히 초기여서 엄마의 수술은 잘 되였지만 가슴에 큰 흉터자국을 남겼다. 통화할 때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힘이 없어서 나는 깜짝 놀랐다. 언제나 당차고 씩씩하고 긍정적이던 엄마가 언제 이렇게 변하였는지 마음이 아파서 목이 메여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혹시 내가 엄마 속을 태워서 그런 병에 걸렸나싶어 무척 죄책감이 들었다. 어머니의 사랑만 받으면서 철없이 논 것 같아서 말이다.
지금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엄마가 괜찮아 보이지만 매번 항암주사를 맞고 핏기 없이 해쓱한 얼굴로 맥없이 침대에 누워계시는 엄마를 볼 때마다 내 마음은 칼로 에이는 듯 아파난다.
되돌려다오, 시간아! 엄마가 지금처럼 아파하지 않고 이전의 활기차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가게… 나도 다시는 후회하지 않고 엄마께 효도하게. 되돌려다오, 시간아! 엄마의 그 찬란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게…
지도교원: 허일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