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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19-08-27 18:28 조회4,1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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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_L_1566825193.jpg도문시제2소학교 4학년 4반 리수연
 

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할머니와 함께 아침시장에 가기를 아주 즐긴답니다. 시장에는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갖가지 물건들이 많아 구경하기도 좋고 할머니가 사주시는 간식을 먹는 맛도 있고 더욱이는 할머니께서 장사꾼들과 흥정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나는 할머니께서 잠을 더 자라고 말리는 것도 마다하고 뜨기 힘든 눈을 비비면서 할머니의 뒤를 따라나섰습니다.

 

아침시장에는 예나 다름없이 장사꾼들과 채소를 사는 사람들로 들끓었습니다. 나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장사꾼들이 팔고 있는 갖가지 채소들을 보느라고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 때 누군가 할머니에게 “어, 어” 하더니 파 한 묶음을 쥐어주면서 가져다 먹으라고 손시늉을 하는 것 이였습니다.

 

그 분은 머리가 희슥희슥 한데 할머니와 연세가 비슷해보였습니다. 손수건으로 수시로 흘러내리는 침을 닦으면서 거절하려는 할머니에게 한사코 쥐어주면서 그냥 가라며 등을 떠미는 것 이였습니다. 두 사람은 받는다 안 받는다하며 한참 신경전을 벌렸습니다. 그러다가 그분이 하도 완강하게 쥐어주자 할머니께서는 그의 채소더미에 돈을 훌쩍 올려놓고 나의 손을 잡고는 빠른 걸음으로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나와 버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괜찮아. 저 분은 다리도 잘 쓰지 못하기에 쫓아오지 못할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 어” 하며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돌아보니 그분이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우리 뒤를 쫓아오는 것 이였습니다. 그의 손에 파 한 묶음이 손에 쥐여있었습니다. 그제야 할머니께서는 방금 돈만 주고 파를 잊고 떠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급기야 도로 다가가 그의 파 묶음을 받았습니다. 그 분이 쫓아오느라고 힘들었는지 숨을 헐떡거렸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돋아있었습니다. 파 묶음을 돌려주어서 마음이 놓인 듯이 웃으면서 빨리 돌아가라고 손을 저으며 “어, 어” 하는 것 이였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자 나는 ‘할머니, 저분은 누구예요?’라고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가 어렸을 때 한동네에서 살던 분이다. 어렸을 때 병에 걸려 말도 못하고 다리도 못쓰게 되였다. 그래서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생활이 아주 힘들다고 하더라.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후더운지 나를 볼 때마다 저렇게 채소를 가져다 먹으라고 한다. 참 불쌍도 하지.” 비틀거리며 돌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것 이였습니다.

 

이 관경을 지켜보던 나는 이전에 저 분과 같은 장애인들을 보면 멀리 피해 다녔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저 분의 병을 고쳐주면 안되나요?”

 

나는 안타까워 할머니한테 물어보았습니다.

 

“글쎄 아직은 힘든 모양이다. 장차 네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의사가 되여 고쳐주렴!”

 

할머니는 나를 보며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할머니의 기대가 이해가 된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지도교원: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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