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두 놈 새끼 또 전쟁이다, 전쟁!”
엄마의 고함소리에 부리나케 달려가 보았다. 엄마는 팔을 둥둥 걷으며 고기그물을 어항 안에 넣으려 했다.
“이번에는 요놈들 따로따로 떼여놓아야지.”
“안돼요, 엄마…”
사실은 얼마 전에 작은 수족관 하나를 거실에 꾸려놓았다. 비록 작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가지 귀엽고 예쁜 물고기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평화롭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두어라는 물고기가 자기보다 작은 물고기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꼬리를 물어 놓군 한다. 작은 물고기들은 방어를 하지 못하고 요리조리 피해 다닌다. 오늘도 두어가 또 말썽을 부린 것이다.
물고기들이 소란을 피울 때면 엄마는 그들을 갈라놓으려 하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물고기들이 함께 지내다보면 싸움 끝에 정이 들고 사랑이 찾아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와 동생이 바로 그렇다. 눈물 코물 흘리며 싸우고는 다시는 같이 놀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다가도 밤에 동생이 자다가 “형아, 형아!” 하고 부르며 나를 꼭 그러안을 때면 내가 왜 동생한테 양보하지 않았던가 하고 후회를 한다. 동생은 이불을 잘 차버리는 나에게 자기 전에 꼭 이불로 내 몸을 꽁꽁 감싸준다. 우리는 울다가도 웃고 싸웠다가도 좋아지면서 아주 변덕스럽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리 심하게 싸웠어도 따로따로 각방을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고기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매일 한 집에서 살다보면 미움이 사라지고 사랑이 싹 트고 화목하게 지낼 것이다.
“두어야, 친구들을 괴롭히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지?”
지도교원: 손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