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면 떠오르는게 어마어마한 거금이 들어간 두툼한 돈 봉투, 아니면 값 비싼 보석반지, 금 목걸이, 은팔찌... 물론 값비싼 물질적 선물도 좋지만 고운 인연으로 다가와 알게 모르게 나를 성숙시켜주는 돈으로 환산할 수없는 정신적 선물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지금 내 앞에는 값어치로 계산할 수 없는 친구가 선물한 "접이식 책상" 이 놓여있다.
남들한테는 한 번의 눈길로 그저 스칠 작은 물건에 불과하겠지만 간병일이란 고단한 삶에 긍정에너지로 즐거운 삶으로 바꾸어놓는 동반자와 같은 귀중한 존재의 물건이다.
지금 남들은 달콤한 꿈나라에서 행복을 찾아 헤매는 늦은 시간에 나는 작은 공간이지만 올바른 자세로 책상에 마주앉아 지난날 나는 어떤 만남들과 동행했으며, 지금은 또 어떤 만남들과 동행하고 있으며 나는 또 다른 사람들께 어떤 만남이었고 앞으로는 어떤 만남으로 동행할 것인가를 사색하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재 내 기준에 맞는 행복의 길을 음미하고 있다.
세월 따라 굽이굽이 삶의 길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연으로 다가와 친구로 함께 동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기마음을 천평에 올려놓고 영리한 머리를 굴리는 계산적인 친구가 있는가 하면 욕심 없이 사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힘들 때 손잡아 주고 성장하게 밀어주는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선물 같은 친구가 있다.
나에게는 풀꽃처럼 들꽃처럼 온유한 성품에 진실한 마음으로 늘 나의 마음에 희망이란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는 동년의 친구가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인품 좋고 인정이 찰찰 넘쳐나던 시골 마을에서 함께 동년의 푸른 꿈을 키워 가면서 성장하였다. 그리고 맑고 순수했던 동년으로부터 지금 석양에 기우는 나이로 되였지만 세상풍파 사람풍파에도 쉬이 요동하지 않고 늘 변함없는 한결같은 친구다.
그리고 그 친구한테서 많은 선물도 선사받았다. 예쁜 옷, 예쁜 신발, 맛 나는 음식, 선물마다 친구의 갸륵한 정성과 기특한 마음이 담겨져 있겠지만 "접이식 책상"은 감동으로 오래오래 나의 기억 속에서 은은한 행복으로 남아 있을 선물이다.
이 선물에 담긴 친구의 깊은 뜻은 아마 쪽걸상에 쭈그리고 않아 글을 쓴다고 설쳐대는 친구의 목, 허리 디스크가 염려되었을 것이고, 비록 아마추어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짬짬이 글쓰기에 열중하는 친구가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보였을 것이고, 또 한편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친구의 얼굴에 저도 몰래 피어날 행복한 웃음꽃을 그려봤을 것이며, 또 책상에 마주앉아 나날이 성숙되면서 늦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처럼 곱게 익어가는 친구의 예쁜 모습을 그려가는 친구의 깊고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꼭 비즈니스 목적이 아니어도 글쓰기란 취미로 자투리 시간을 아주 값지게 활용하면서
어제는 누군가의 아픔을 진정 가슴으로 느끼면서 나의 가슴에도 사랑과 따뜻함이 싹트고 자라면서 나날이 성숙되는 간병 삶을 눈물과 함께 적어봤고, 오늘은 아픔이란 적막한 곳에서 따뜻함으로 사랑으로 웃음꽃을 만들어가는 밝은 삶을 적어가면서 코로나로 인해 외출 금지로 감금된 24시 지루하고 힘든 간병일상을 글로 나 자신을 다독이고 격려하면서 씩씩하게 잘 견디고 있다.
그리고 20여 년 전 닉네임으로 활동했던 인터넷 카페 문학동아리에서 인연이 닿았는데 천생연분이라 할까 동년, 동월, 동일 둘도 없는 친구로서 음지에 움츠리고 앉아있는 나를 꽃들이 만발한 화사한 양지로 불러내주고 글쓰기란 날개를 선물한 고마운 친구가 있다.
처음에는 취미로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열심히 읽고 종종 댓글만 달고 있는 나에게 글쓰기를 적극 추천해 주었고 나의 글의 제일 독자로 되어주었고 피드백을 해주고 격려해 주었다.
그분의 사심 없는 도움이 있었기에 나의 글도, 나의 영혼도 반짝이는 세상을 볼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친구이다.
짧은 수준에 글을 쓰자고 하니 많이 독서하게 되였고, 많이 독서하다보니 안광이 밝아지고, 안광이 밝아지면서 사람을 평가하며 물질로 아니 하고 마음에 더 중심을 두는 지혜가 생겼다.
그리고 현재 같은 병원에서 간병일 하면서 핸드폰 사용 능수로 간호사 경력 30년에 아주 지적인 친구를 선물처럼 만나게 되였다. 바쁘다는 이유로 한동안 필을 놓았던 나에게 사심 없는 지지와 협조로 다시 필을 들게 한 친구다. 핸드폰으로 모든 것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독서하고 투고해야하는 어려운 일을 적극적으로 조언해주었고 사심 없는 협조로 나의 글은 다시 쨍하고 해빛을 보게 되였다.
뿐만 아니라 간병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60대후반이여서 핸드폰 사용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이럴 때마다 이 친구는 짜증한번 내지 않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주고 대신 업무처리 해주무로서 많은 간병인들이 몸은 한국에 있지만 중국에서 받을 수 있는 향수를 차질이 없이 받고 있다. 보기에는 간단한 일 같아도 24시 환자 곁을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일터에서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전체 간병인들의 핸드폰을 다룬다고 하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음에 밝은 등불을 켜고 사는 고마운 친구다.
이렇게 세상사 고단한 삶속에도 말없이 늘 나에게 사심 없는 지지, 응원, 협조로 인생의 참뜻을 알려주고 삶의 방향이 되어주는 선물 같은 고마운 인연들로 하여 나의 일상은 나날이 풍요로워 짐을 몸과 마음으로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하염없이 흐르는 세월과 함께 나도 인젠 생의 하반 전에 와 있다. 욕심을 줄이고 전문 글쟁이는 아니지만 글 속에서 얻는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인생의 하반전은 명예나 정상이 아닌 삶의 노하우를 글쓰기와 접목하면서 꾸준한 배움으로 주변의 고마운 인연들에 대해 소홀하지 않고 관심을 기우리고 누군가에게도 선물 같은 존재로 곱게 영글어 가려고 노력에 노력을 가하겠다.
/신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