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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아닌 어르신으로 늙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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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9-24 22:43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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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라면 한번쯤은 어떤 노인이 될건가를 생각해 본적이 있을거다.나는 이미 노인이다.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생물시계가 어김없이 나를 노인세계로 끌어드렸다.

 

서운함은 좀 있지만 기분이 묘한 정도는 아니다. 아마도 내몸이 나이 보다 앞서 달리고 있기 때문인것 같다. 노화가 나이에 비해 먼저 찾아왔다.

 

이제 노인이라는 세계에 들어섰으니 모든걸 내려놓고 여유로운 삶을 갈망하게 된다.크루즈 타고 세계 일주도 꿈꿔 왔는데 코 로나에 발목잡혀 여행도 못하고 있다. 젊 음을 떠나 보내고 덧없이 보내는 세월이 한없이 아쉬운데 코로나 종식은 언제나 올건지 안타깝다. 세월이 흐르면서 늙어갈수록 꼰대와 어르신의 차이를 자꾸 생각해 보게 된다.

 

옛적에 지하철에서 목격한 일들이다.어떤 할아버지가 노인석에 빈자리가 없으니 일 반석에 앉아있는 젊은이들 앞에 서서 누가자리 양보하기를 기대하시는 눈치였다. 헛기침 몇번해도 양보하는 사람이 없자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것들은...."하면서 불평을쏟아 낸다.

 

초조하고 바쁜  표정으로  손에 든 서류장 들을  뒤저기던 영업사원인듯해 보이는 젊 은이가 자리를 양보하고 한쪽에 서서 서류 정리하면서 불편한 사무를 본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짜증난다는 눈으로 할어버지를 쳐다 보았지만 그분은 "으흠"하면서 당연하다는 식으로 인사말도 없이 자리에 앉으셨다. 그때 나는 저렇게는 늙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른을 공경하여  자리를 양보하는 미담도 있어야 겠지만 어른으로서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을 배려해줘야 하는것도 노인의 도리라 생각한다. 

 

지하철에서 목격한 또 다른 일이다. 한 할머니가 노인석에 자리가 없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문가에 서 계신다.일반석 앞에 서 있으면 앉아있는 사람들이 불편해 할가 배려하는 모습이다. 이를 보고 한 젊은 여성이 자리를 양보하고저 일어나자 앞에 서있던 손님이 앉으려한다. 문가의 할머니에게 양보해야 겠다고 하니 그 손님은 화를 냈다.이 광경을 목격하신 할머니는 굳이 사양하시다 젊은 여인의 간절한 배려에 사의를 표하면서 앉으셨다. 답례로 여인의 짐을 받아서 안으신다. 전에 보았던 할아버지의 품격과는 완전 다른 풍경이었다. 아마 할아버지는 꼰대라는  별칭을 달고 살것이고 할머니는 품위있는 어르신 대접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들수록 단단해 지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대접 받기를 바라고 모두 자신의 말을 따라주기를 고집하고 질병을 핑계로 온갖 넉두리를 일삼는것은 아무도 반기지 않는 꼰대 행위이다. 간병일을 하면서 가끔 이런 환자를 대하게 되는데 참 불쌍해 보인다. 삐뚤어진 심리에서 헤매는 꼰대환자, 자기 생각과 고집을 버리지 못하는 꼰대노인을 간병하기란 참으로  버거운 일이다.이런 환자들은 간병인이 수없이 교체되는데 그 고통은 고스란히 자식들한테 간다.

 

나이 많은거, 노인이 된거 유세가 아니다. 몸이  늙어 힘들어지면  마음이 쓸쓸한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생각을 바꾸어 고독과 외로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집을 버리지 못하면 어느새 꼰대 자리에 가 있을수도 있다.
 
노인이 되면서 어떻게 나이 들어갈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상대에게 이해와 아량을 베풀줄 알고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잘 난체하지 말고  알아도 모르는체  겸손하고 느긋하게 살아가야 한다. 대범하게 처사하고 양보하는 사람이 돼야 대접을  받는 어 르신이 될수 있다.

 

어르신이 되어 인생 마무리를 잘하는것이  인생의 마지막 꿈일지도 모른다.인생이 저 물어 갈수록 마음을 다듬어야 한다.늙었다고 우울해하지 말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 를 갖추고 스스로 품위있고  존경받는 어르신으로 잘 늙어가야 한다.

 

내가 중년일때에 이런 글 올렸으면 건방지다고 질타를 받았겠지만  노인이된  오늘은 누가 뭐라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감히 이글을 올려본다.남은 인생을, 노년을 정직하게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지 말고 상처를 주지말고 착하게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마음이다.
/김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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