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하늘에 계시는 당신을 생각하며
눈물 머금고 이 글을 씁니다.
너무나도 척박했던 사막에서 만나
삶의 오아시스를 찾아 헤맨 세월
우리 비록 몸은 장애를 가졌지만
당신을 만나 밝은 세상 30여년
당신은 그런 사람이였죠
뭇사람들의 마음 경탄케하는
직장에선 언제나 선진 사업일군
가정에선 언제나 어엿한 세대주
가족 화목 위해 인내할줄 알고
자식 위해 아픈 몸 헌신했죠.
때 늦게야 알았습니다. 우리의 오늘은
당신의 사랑과 희생으로 얻어진 것임을
세월을 원망할가요 운명을 탓 할가요
머리엔 백발 서리고 이마엔 잔주름 잡히고
몸은 어느새 병마에 시달려
가늠조차 할수 없었지만
그 힘든 육체의 고통을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으신
강인한 당신은 그런 사람이였죠.
생의 마감을 준비하는 당신
환한 웃음 지어 보이려 애쓰지 마세요.
아픈 몸 서로 돕고 의지하며
백년살자 약속했던 우리잖아요
누워있기 힘들다며 안아 일으켜 달라하는 당신께
나는 아직 기대고 싶었습니다.
생의 마감을 준비하며 간신히 나를 부르면서
마지막 유언을 남기려 하는 당신께
나는 아직 할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서 빨리 일어나 의사한테 답례하고
어서 빨리 일어나 가족에게 등불이 되여 주기만을
나는 바라고 바랐습니다.
하루하루 노긋해지는 당신의 몸 혈관속으로
방울 방울 내리는 그 약물에 기대를 걸며
하나님 앞에 간절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아직 돌아갈수 없다고
나 또한 보내 드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넉두리하고 발버둥치며 매달렸지만
그것은 오직 나의 집념이였던가요
그 집념이 나에게 후회만 남겨 놓았습니다.
다시 오지 못할 하늘 밖을 향해 노젓는 당신 앞에서
나는 아직도 너무 철부지였습니다.
한치의 끝자락도 안보이는 캄캄칠야
나는 목놓아 당신을 불렀습니다.
무너지는 하늘을 받칠 힘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당신을 잃고서야 나는 깨닳았습니다.
당신을 잃은 세상은 캄캄하였습니다.
당신을 잃은 세상은 허무와 고독뿐이였습니다
영예의 꽃다발도 빛이 보이지 않았고
축하도 찬사도 즐거움이 아니였습니다.
오늘도 텅빈 넓은 방에 홀로 앉아
당신의 발자취를 흠상해 봅니다
당신의 그 따뜻한 체취를 음미해 봅니다
거센풍랑 헤쳐온 그 길을 더듬어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
언젠가는 나도 당신 찾아 갈때가 오면
우리 다시 부부의 연으로 만나요
나의 이 아픔 이 후회를
그 때 다시 보듬어 주세요
잃어버린 당신
사랑해요 영원히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