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졸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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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6-16 19:42 조회282회 댓글0건본문
16.색깔바람
그때는 따르는 미녀들도 많았고 가무단에 배치해달라고 돈묶음을 가지고 찾아오는 미끈한 예대 미녀들도 많았다. 또 꽃밭 같은 시 가무단에서 한자리 하려고 찾아오는 녀문화정객들도 있었다. 또 시 가무문단에서 부장이거나 과장이거나 총무주임이라도 하려고 찾아오는 미녀무용수나 미녀가수, 미녀악사들도 있었다. 정호는 그런 미녀들에게 직위를 내려주고 애인으로 만들어 즐기며 향수에 푹 빠졌다.
젊은 미녀들은 사과처럼 사박사박하고 비단처럼 부드럽고 초두부처럼 하들하들해 육체미와 육체 향기가 짙었다. 젊은 미녀들과 놀고나면 온 몸의 말초신경까지 짜릿짜릿한 자극을 받았다. 더 없는 만족감에 흥분된 나머지 온 몸이 후련하고 행복감에 푹 잠겼다. 흥분에 뒤이어 온 몸에 엔돌핀이 생성해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았다. 젊은 미녀들을 점유하고나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자신감까지 생겼다. 그는 미녀들을 오래동안 데리고 놀려고 국장 직권을 빌어 검은 뭉치돈을 얻어먹고 그 검은 돈을 미녀들에게 쓰면서 거센 색갈바람을 일으키고 향수했다.
그런데 국장자리를 내놓은 다음에는 형편이 확 바뀌었다. 애인 되자는 젊은 미녀는 하나도 없었다. 간혹 한물 지나간 50대 중반 녀성들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샘물이 퐁퐁 솟는 옹달샘처럼 시원한 애젊은 미녀들과 놀아난 그는 나먹은 이른바 “성숙된 녀성”은 왼눈으로도 보지 않았다. 아무리 지적이고 성숙돼도 나이만 있으면 어쩐지 왜빠진 오이나 고사리 같아 먹기 싫고 아예 보기도 싫었다. 그는 젊고 외형이 아름다운 육체미가 있는 미녀들만 골라 그녀들의 사랑을 밤알처럼 뽁 빼 먹었다. 아니, 이까시로 소라 살을 뽁뽁 빼먹듯이 젊은 아가씨들의 달콤한 육체를 점유하는 재미 젤 좋았다.
순정은 외모는 아름다웠지만 영희보다는 육체미가 모자랐다. 그러나 순정을 선택한 것은 시위 서기를 하는 순정의 아버지를 선택한 것이었다. 밤에 무용실에서 억지로 순정을 꺽은 날 순정의 하들하들한 허벅다리와는 달리 가슴이 비행장 같은 감을 느꼈다. 순간 영희의 풍만한 가슴이 그리워났다. 더욱이 그가 처음으로 맛본 녀선생님과 그녀의 녀동생의 풍만한 가슴이 떠올라 순정의 비행장가슴에 질리고 염오하기까지 하게 됐다. 순정과 약혼하고 영희를 문걸한테 소개해 보내기는 정말 아쉬웠다. 그러나 별수 없었다. 아까운 영희를 친구 문걸한테 보내고 순정의 치마자락을 부여잡고 문화귀족이 돼야 했던 것이다.
(문화귀족이 되면 영희 같은 미녀가 없겠어? 흥!)
국장자리를 내놓고 나이도 이젠 50대 말에 이르렀다. 국장자리에서 물러나자 평소에 알락거리면서 뭉치돈을 가져오고 시내에 좋은 구경거리나 즐길 유흥장소가 있으면 젤 먼저 모시던 인사과장이랑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젤 알락거리던 인사과장이 카멜레온일줄은 몰랐다. 보이라공질하던 그자를 인사성이 밝은 것 같아 인사과장으로 발탁했더니 국장자리에서 물러나자 개 닭 보듯 했다. 그는 국장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국급순시원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순시원의 직권을 빌어 후임 국장과 말해 인사과장부터 목을 자르게 했다.
후임국장은 정호가 물러나면서 힘써 올려놓은 젊은 간부였다. 그는 은공인 로국장의 권고에 머리를 끄덕였다.
며칠 후 인사과장은 보이라실에 쫓겨났다.
그자도 녹녹치 않았다.
"야, 이놈아, 니 보이라실에도 갈 거 같애?! 또 이전처럼 밤중에 석탄을 훔쳐내가라고? 흥! 두고 봐라!"
최정호 국장은 어깨 으쓱해 또 인사과장을 찾아갔다.
그것이야 말로 닭을 잡아 원숭이들을 훈계하려는 수작이였다. 아직도 자기한테 아첨하지 않으면 어떻다는 걸 대중들 앞에 보여주고 계속 얻어먹으려는 간교한 수작이였다. 그후부터 물러난 최정호 국장을 업신여기지 못했다. 단위에서 위기감이 생긴 어떤 자들은 정호한테 찾아와 돈을 들이밀면서 신임국장과 잘 말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정호는 예순고개를 바라보지만 아직도 거의 날마다 용암처럼 솟구치는 성욕을 말리려고 노래방이나 안마방에 기여들어 일회용미녀를 위주로 즐겼다. 그러다가도 간혹 지나간 세월 애인들 가운데서 미련이 남아 있는 미녀들을 불러내 맥주나 마시고 돈이나 쥐어주고 구걸하다싶이 즐기기도 했다.
정호의 첫 녀자는 결코 순정이 아니었다. 섹스의 짜릿한 자극을 준 이도, 섹스를 가르쳐 준 이도 숫처녀가 아니었다.
그날 무용실에서의 그 첫경험을 정호는 잊을수 없었다.
“이래라. 다릴 이쯤은 높이 올려야 해.”
황선생은 허벅다리를 올리 주물렀다. 그러자 아래배가 찡해나며 그것이 쳐들렸다.
정호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다리를 내리었다.
“선생님, 누가 보겠습니다.”
정호는 머리를 숙인 채 끄덕이었다.
"내 말 명심해라. 나도 대학교 때 스승한테 술 몇병이라도 사갔더라면 이 지경은 안됐을 거야. 허리를 좀 굽히고 하자는대로 들이댔어도 중학교 무용교원만 했겠니? 내 무용실력이면 시 가무단에서 한다하는 무용수로 됐을 거야. 그러나 나는 개도 안 먹는 정조를 지켰지. 반신불수로 된 신랑한테 정조를 바치자고. 전도와도 바꾸지 않은 그 티없이 깨끗한 숫처녀의 정조를 신랑한테 바쳤지. 그러나 내 숫처녀 티없이 순결한 정조를 가지고 기뻐 야단치던 신랑이 중풍 맞을줄은 몰랐어. 전도를 개척하려면 예술을 지망하는 녀자들은 스승이나 윗사람에게 자기를 헌신해야 해. 만약 전도를 개척할 필요없으면 춘향처럼 정조를 지켜야지."
황선생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쉬면서 힌트했다.
기를 바칠 때 됐다."
황금희는 일요일이라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정호를 맛보려고 들었다. 40대 초반의 그녀는 유부남이였지만 남편이 중풍을 맞아 생과부로 산지도 십여년이나 되였다. 녀자들은 30대면 승냥이고 40대면 호랑이라고 하지 않는가.
“선생님, 전 학생인데요.”
황금희선생은 손가락으로 정호 이마의 검은 사마귀를 폭 질렀다.
“그래, 사람은 은혜를 보답할줄도 알아야 해.”
“오케이,"
황금희선생은 엄지와 식지를 딱 튕겼다.
"예술을 하려면 그래야지. 개방세월에 성해방도 하고…”
예술학원 무용학부 교수들과 학부장은 황금희선생님의 직계스승들이거나 동창생들이였다. 황금희선생은 약속을 지켰다. 정호는 황금희선생의 인맥 덕분에 예술학원 무용학부에 입학했을뿐만아니라 4년 후에는 진짜 무용교원으로 배치받았다.
정호는 금희가 자기를 가진 방법으로 순정을 비롯한 녀제자들을 가졌고 나아가서 사회에서는 예술인으로 발돋음하려는 미녀초보들을 아주 로련하게 점유했던 것이다. 전도를 위해 젤 처음으로 40대 초반 녀성 황금희선생에게 총각을 팔아먹었던 것이다.
그런데 황금희선생님은 정호를 놓아주지 않았다. 신세를 지워놓고 정호 청춘의 정열을 미친듯이 빨아먹었다. 계몽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하려고 그랬을가. 정호는 황선생이 부르기만 하고 제정신을 잃고 뛰어갔다. 황금희선생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는 미친듯이 숫처녀를 사냥했다. 어떻게 보면 황금희선생에 대한 보복이라고 할가. 어려서부터 황금희선생한테서 변태적인 성생활을 경험해보아 그런지 일종 변태적인 심리반발이라고나 할가. 그는 자기 눈에 드는 미녀만 보면 꼭 재끼려고 들었다. 그리하여 순정도 당하였다. 순정이 눈에 든 것도 있었지만 정호는 순정의 아버지 지위를 빌어 출세해보려고 성급히 순정을 재꼈던 것이다.
황금희선생은 정호를 장기간 점유했을뿐만아니라 정호의 종신대사도 크게 생각하는 것처럼 자기 녀동생을 소개해주었다.
“정호, 저도 이젠 결혼할 때 됐소. 내 녀동생은 의학원에 다니오. 이담 가정을 이루고 애들을 키울 때 집에 의사있으면 좋소. 제 앓아도 그렇고.”
(황선생 녀동생이면 황선생처럼 이쁘겠지?)
새하얀 손도 잡아보니 매끌매끌하고 따뜻했다.
보통키인 선희는 황선생을 닮아 예뻤다. 무용수들인 순정이나 영희처럼 체격은 미끈하지 못했지만 탄탄한 몸매를 보아 가슴도 꽤나 풍만해보였다.
황선생을 알면서 녀자맛을 볼대로 본 정호는 몇번 만나보지도 않고 점유욕부터 앞섰다.
정호는 술상에 마주 앉아 선희가 부어준 술잔을 들었다.
“호호호. 녀자를 처음 봅니까? 그렇게 눈자리나게 봅니까?”
“어머, 몇번 안 만나보고 왜 이래요?”
정호는 선희를 끌어안아 눕혔다.
선희가 거절할수록 정호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덤벼들었다. 정호는 구들에 들어누워 선희를 안아 자기 배 위에 올려놓았다.
선희는 정호가 취하는 체위를 보고 의아해했다.
선희는 포도눈알이 데꾼해졌다.
선희는 정호의 손을 밀어버리며 우쭐 일어나 앉았다.
정호도 일어나 앉아 정색했다.
“그래. 후회는 왜?”
정호는 황금희선생이 처음 가르친대로 체위를 취했다.
선희는 혀를 홀랑 내밀었다. 말실수를 했던 것이다. 드디어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며 정호가 하라는대로 정호 배 위에 올라탔다…
그런데 선희가 숫처녀가 아닐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선희는 숫처녀 아닙디다.”
“나무리지 말라. 넌 숫총각이냐? 피장파장이지.”
“선생님, 난 숫처녀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누가 남하구 살던 녀자를 데리고 살겠습니까?”
“그래도 그렇지. 어찌…?”
“황선생님, 녀동생한테 나보다 좋은 남자를 소개해주십시오. 저는 다른 남자들과 살아본 녀자와 결혼하지 못합니다. 숫처녀 아니면 남자관계 복잡할게 아닙니까? 이후에 바람 피우면 어쩝니까? 반금련한테 죽음을 당한 무대랑이 되라고?”
정호는 머리를 숙인 채 황선생님의 집에서 나와버렸다.
정호는 그 후에는 다시 황금희선생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아니, 생각만 해도 역겨웠다.
그는 미녀들이 붐비는 꽃밭에서 순정과 영희한테 눈길을 박았다. 그외에도 놓치기 싫은 녀학생들도 몇이 있었다.
정호는 추억의 옛 돛배를 타고 여기까지 헤매다가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다.
그후 순정과 열련에 빠져 있을 때 우연하게 백화상점 동쪽 큰 길에서 황선희와 딱 마주쳤다.
황선희가 청포도눈에 웃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결혼했는가요? 최선생님이야 미녀를 얻어 잘 살겠지요?”
“최선생님, 오랜만에 만났는데요. 얘기나 좀 할가요?”
순간 숫처녀도 아니면서 주제 넘게 노는 선희가 가증스러웠다.
정호는 이렇게 말하려다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켰다.
“아니, 약혼하지 못하면 친구로 친하면 안 될까요? 적적하면 저를 찾으세요. 차나 마시면서 한담해도 괜찮아요.”
정호는 꽤나 리지적이었다. 자기 리상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만 들면 가차없이잘라 버렸다.
“영웅도 미녀관을 넘지 못해. 녀자 맛을 들인 정호는 참지 못해. 하루에 서너번씩 그래도 모자랄 때야. 몸을 번져대면 넘어가지 않는가 두고 보자.”
“무슨 일이오?”
앙굴알굴하게 파마를 지진 선희는 여느 때보다 청포도쌍까풀눈이 예뻐보였다. 우유빛 가는 목도 꽤나 매력이 있었다. 꼬리치는 녀자를 앞에 두고 먹어치우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를 기만한 황금희 녀동생한테 성적인 보복을 하고 싶었다.
선희를 앞에 두고 속궁리를 번개처럼 굴렸다. 이윽고 그는 선희한테 복수의 손을 내밀었다.
선희는 아파났지만 손을 인차 빼지 않고 놔두었다.
“자, 우리 우정을 위해 마십시다.”
“좋죠. 글쎄 황선생님의 면목을 봐서라도 소홀히 대하지 못하지. 무슨 고난한 일이 있으면 말하오. 지금 출근하오?”
선희는 청포도눈을 치켜뜨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지.”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차 없어 주로 자전거 행차였지.)
어둑시그레한 강가에 버드나무숲이 우거졌다. 강뚝길 옆 수양버드나무가 풀어헤친 아래에 장의자가 누워 있었다.
선희는 정호한테 가까이 다가와 앉았다.
“무슨 말이오? 나만큼 개방된 사람 어디 있다고 그러오?”
선희는 몸을 탈며 수다를 떨었다.
정호는 선희 볼을 쥐여 살짝 꼬집어놓았다.
“내하구 약혼도 하지 않겠다면서 이게 뭔가요?”
“개방? 그래 선희는 얼마나 개방돼 남을 봉건통이라고 하오?”
그들은 수작을 하며 저도 몰래 한덩어리로 돼 장의자에 누웠다. 정호는 또 습관대로 선희를 자기 배 위에 올려놓으려고 버둑거렸다.
“전 이런 체위에서 오르가즘에 오르지 못해요.”
“아이유, 죽여주는구만요. 꽤나 재간 있구만요. 이게 어디 녀자를 한두번 재낀 솜씬가요? 숫총각 아니면서 누굴 숫처녀 아니라고 나무라는긴. 호호호.”
한번이 있으면 두번 있기 마련이었다. 남자와 녀자를 알만큼 아는 정호와 순정은 정욕을 참지 못할 때면 자주 만나 즐겼다. 그것은 절대 약혼을 념두에 둔 련애가 아니였다. 그러므로 정호는 순정이랑 영희랑 학생들의 눈을 피해 암암리에 놀아야 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호텔이나 다방 같은 편리시설이 없어서 야외에 나가 즐겨야 했다.
그들은 자전거를 타고 맥이 드는줄도 모르고 망아산 올리막길을 달려올라가 수림 속에 들어가 즐기기도 하였다. 정호는 선희의 망글망글하고 통통한 젖가슴 생각이 나면 불러내 망아산 소나무 숲으로 끌고 가서 즐겼다. 그는 순정과 영희와 사귀면서도 선희의 그 초두부 같은 젖가슴을 놓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순정과 결혼해 살면서도 선희를 놓아주지 않고 종종 찾아 순정에게서 가지지 못한 것 가지고 즐겼다.
(지금은 호텔이나 다방이 있어 얼마나 편리한가. 자가용도 있어 바람 피우기는 편리하지.)
망아산 수림 방공호 속은 정호가 선희와 암암리에 만나 즐기는 곳으로 선정되였다. 소나무숲 속에 70년대에 파놓은 방공호가 수풀 속에 깊숙이 누워 있었다. 이 곳은 정호가 자주 순정이랑 영희랑 데리고 들놀이를 왔던 수림이었다. 아주 익숙하고 정든 곳이었다. 그런데 두루 소나무를 살펴보니 누군가 방공호 옆에 서 있는 한 소나무에 "사랑"이란 글자를 새겨놓지 않았겠는가. 사실 그 "사랑" 글자는 문걸과 영희가 여기 와서 처음으로 사랑을 불사르면서 새겨놓았던 것이다. 이 곳은 암암리에 사랑을 나누는 천혜의 련애장소로 되였다.
우거진 소나무와 수풀이 방공호를 뒤덮고 있어서 방공호 속에 들어가면 머리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남녀가 끌어안고 뒹굴기 안전한 천혜의 지형이었다. 누가 오면 수풀이 우거진 방공호를 통해 깜쪽 같이 소나무숲 속으로 사라질 수 있었다.
정호와 선희는 망아산 수림 속에 힘겹게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 수풀이 우거진 전호 속에 들어가기 바쁘게 불덩이처럼 정욕으로 달아오른 몸뚱이를 끌어안고 뒹굴었다. 아무런 말이 필요없었다. 홧홧 달아오른 젊은 몸이 세차게 부딪치고 요동치며 신음소리, 비명소리가 울렸다. 마른 장작 같은 두 몸이 화로처럼 홧홧 달아올랐다. 합선된 전기선 량극에서 무섭게 타는 소리와 함께 불찌가 뚝뚝 떨어졌다.,,
한번, 두번, 몇번이고 정열을 토해내고 헐떡이며 맥없이 나란히 쓰러졌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아직 채 식지 않은 열몸을 시원히 목욕시켜주었다. 솔향기와 풀내음이 솔솔 풍겨왔다. 땀에 절은 두 청춘의 향기가 수풀 속으로 서서히 피여올랐다.
“어 산바람이 시원해.”
선희는 식지를 정호의 두툼한 입술에 댔다.
정호는 선희의 목을 끌어안고 망글망글한 우유빛가슴을 매만지면서 진정을 토했다.
"그래? 아직은 그런 복 없는데."
"녀자복 있기에 오늘도 녀의사하구 혼이 하늘로 날아올라가듯 놀았지. 오늘 기분 좋았지요?"
“허허허. 건 안되오. 숫처녀 아닌 걸 알고 난 살지 못하오.”
순간 정호는 금방까지도 꽉 조여주던 순정의 속살을 떠올렸다. 숫처녀는 아니였지만 애를 낳은 황금희선생보다 너무나도 달랐다. 그 빳빳한 자극에 미칠 것만 같이 격정이 넘치지 않았는가. 선희는 확실히 40대 언니보다 흥분도 빨리 되고 속살도매끌매끌해 정호로 하여금 온 몸이 짜릿하게 미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평생 데리고 살 녀자은 아니였다.
정호는 선희를 밀어내며 천천히 수풀 속에서 일어나 앉았다.
선희는 정호를 훌 밀어내고 속옷을 주섬주섬 주어입으면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묻지 마세요. 그런 놈 하나 있습니다. 그 놈 내 전도를 망쳤어요. 그 놈 때문에 숱한 총각들 최선생처럼 날 만났다가도 숫처녀 아니라고 그만 뒀지요.”
정호는 선희가 자기와 속심의 말을 터놓고 하는 것에 저으기 놀랐다.
“가만 놔두긴. 그 놈새끼 날 병원에 배치해준다면서 해칠줄은 몰랐지요.”
“아니, 그런 놈을 가만 놔뒀소? 검찰원 반부패탐오국이나 법원에 소송할게지.”
후에 정호는 저으기 선희가 불쌍해났다.
정호는 선희와의 일을 쭉 회상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다. 선희는 정호가 젤 오래 데리고 논 녀자였다. 또 잊어지지 않는 녀자였다. 비록 둘 다 이젠 예순고개를 바라보지만 마음 속에, 뼈속에, 뇌리에 들어박힌 녀자였다…
그런데 어느날 바깥에서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 바람 피우고 집에 들어와 실수했다.
그 보름달하고는 격정이 사라진지 오랬다. 설상가상으로 순정이 의무적으로 들이대는데다가콘돔까지 끼우는 바람에 아무리 식은 땀을 흘리며 씩씩거려도 짜릿한 감이 없었다. 전기 통하지 않고 불찌는 더구나 말할 나위조차 없어졌다. 그리하여 정호는 억지로 금방 즐기던 미녀의 얼굴과 섹스과정을 회상하면서 미녀들의 기를 빌어 간신히 입내를 낼 수 있었다.
“수고했소. 옛소.”
순정은 와닥닥 일어나 지전을 정호의 우먹눈 앞에 쳐들어 흔들었다.
“거짓말, 술에 취해 집인줄도 몰랐지? 안마방 아가씨하구 그랬는가 했지? 맞지? 말했! 이놈아!”
순정은 까만 포도알눈을 부릅떴다.
이쯤 됐는데도 정호는 헤헤 웃으며 순정을 얼리려고 쇼를 했다.
"누가 네 안해를 해? 밥 끓여주고 빨래하는 보모 하라고?"
“네 놈이 누구 덕에 국장자리까지 올라갔어? 초보 무용교원이 헬기 타고 과장 되고. 부국장, 국장까지 됐잖아? 풀밭에 머리를 파묻고 일하던 네 숱한 동생들을 하루 밤 사이에 울 아빠 자동차로 시내에 실어들여 시내 호구까지 올려 줬잖니? 그게 다 누구 덕이냐? 그런데 뭐가 모자라 계속 바깥에 나가 바람 피워? 어디 녀자 없어서 처제하구도 그래? 동네
망신스러워서 어떻게 살겠니?” /김장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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