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이 졸졸 흘러
못으로 흘러 든다.
아침인데 은근 해가 따갑다
거울 같은 수면이 평화롭고 아늑하다.
부들이 꿋꿋이 가장자리를 지킨다.
노오란 개연 꽃이 수면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수줍은 물질경이 흰 꽃이 얌전히도 핀다.
물위 단아하게 핀 연꽃 향기가 은은히 풍긴다.
소금쟁이들이 물위를 미끄럼 치며 신난다.
물잠자리가 꼬리로 수면에 동그라미를 그린다.
멱 장구가 물속에 뛰자 연꽃물그림자가 흐트러진다.
연잎사이로 물촉 새 한 마리 요리조리 먹이사냥 한창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수초사이로 유유히 헤염친다.
물방개 한 마리 검은 갑옷 번뜩이며 어디로 급히 간다.
수면위로 장구벌레들이 빼뚤빼뚤 몸을 비틀며 헤염 친다.
모기 잡이 숙명인 듯 잠자리유충도 장구벌레 사냥에 열중한다.
한낮의 뙤약볕이 사정없이 못을 달군다.
불어온 미풍이 수면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부들은 바람에 못이기는 척 살랑거리며 춤을 춘다.
물의 정원에서 뭇 것들이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