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고통과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한번에 식혀버리기 딱 좋을 가족동반 도심휴식처가 있다. 서울시 중랑구에 자리한 용마폭포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서울 동북권에서 명소로 통하는 곳이지만 아직은 서울 타 지역 시민들에게조차 덜 알려진 그야말로 숨은 관광지인 셈이다.
진입로에 들어서기에 앞서 폭포너머의 용마산과 아차산을 바라보면 마치 세계적 풍광의 중국 장가계 앞에 서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큰 경치 구경하고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진입로에 들어서면 먼저 서늘한 폭포수 바람이 불어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좁은 진입로를 지나면 넓게 펼쳐진 광장과 폭포수가 나오는데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은 탄성이 절로 터진다.
감탄은 풍광 때문만이 아니다. 용마폭포공원의 위대한 변신에도 있다. 과거의 폐 채석장이 시민들의 휴양 명소로 탈바꿈한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이기 때문이다.
해발 348m의 용마산 중턱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는 천하일품이다. 암반채석으로 생긴 높은 바위절벽을 최대한 이용하여 만든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 3줄기가 자웅을 뽐낸다.
주 폭포인 용마폭포는 51.4m 높이에 왼쪽에는 21.4m의 청룡폭포가 있고 오른쪽에는 21m의 백마폭포가 자리를 하고 있다. 그 아래에 있는 7백여 평의 연못은 아이들을 유혹하는 시원한 놀이터이기도 하다.
세월은 인공폭포에 자연미를 더했다. 장쾌한 폭포수의 장관에 밤이면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가끔은 폭포수 절벽위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산양을 마주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이곳에는 영화 ‘엑시트’가 촬영된 국제규격 인공암벽등반장이 있다. 중랑구 서영교 국회의원이 지원해 완공된 이곳에서 2022년 세계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암벽등반 여제 김자인 선수도 첫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 8위를 차지한 서채현 선수도 이곳에서 땀방울을 흘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폭포공원에는 시민광장, 잔디광장 등이 마련되어 있어 킥보드를 타고 질주하는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용마폭포공원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편의시설이다. 특히 곳곳에 나무그늘과 평상, 데크가 자리하고 있어 가족, 친지간 3~4인 휴식처로 제격이다. 말 그대로 휴식을 즐기려는 마음만 갖고 찾아도 대자연 속 편안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폭포수 인근에는 더위에 지친 시민을 위로하는 물병에 담긴 무료 음수대도 설치되어 있다.
용마산의 빼놓을 수 없는 인프라는 시민들이 극찬하는 중랑 둘레길이다. 6km구간의 나무데크로 이어진 중랑 둘레길은 서울시의 대표적 무장애길로 어린이와 어르신은 물론, 장애인도 쉽게 산길을 오를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다.
데크길은 산기슭과 산 중턱, 산 정상부까지도 이어지는데 무릎에 부담이 없고 누구나 쉽게 산책하듯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어 인기다. 때문에 중랑구민은 물론, 강남 할머니들 사이에서도 걷기 명소로도 통하는 곳이다.
이 둘레 길을 착안-개통한 서영교 의원은 "고령화시대 어르신들과 남녀노소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관광 향유권을 누릴 수 있도록 무 장애길로 닦았다"면서 "명품 중랑 둘레길을 걷고 용마폭포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적의 동선"이라고 꿀 팁을 전했다.
용마폭포공원은 계절별로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봄이면 경로잔치에 어린이행사가 열린다. 유명놀이공원에 갔다가 행락인파에 치여 본 시민들이라면 각종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구비한 용마폭포공원을 고민 없이 찾는다.
가을에는 대중가요와 뮤지컬로 꾸며진 용마폭포공원축제가 펼쳐져 운치 있는 감성의 공간으로도 태어난다. 폭포공원은 청소년의 공간이기도 하다. 청소년 축제에서는 각 학교 스타들이 이곳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끼를 맘껏 발산한다.
용마산은 아차산의 최고봉으로 중랑구 면목동 동편에 위치하고 있다. 망우리 공원과 중곡동 간의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통해 한강 줄기를 바라보며 망우리에서 아차산성을 거쳐 어린이대공원 후문 또는 워커힐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용마산 정상과 산 능선은 서울과 한강의 풍광을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는 멋진 조망 포인트로 통한다. 또한 서울 최고의 일출-일몰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용마폭포공원은 이처럼 빼어난 풍광을 거느린 용마산 산자락에 들어서 있다.
용마산은 태조 이성계가 근심을 잊었다고 한 망우산과 백제군의 한강 북상을 막기 위해 세워진 고구려 보루가 설치된 아차산을 좌우 날개로 거느리고 있다. 용마산에는 그 이름에 비롯된 전설이 하나 전해져 내려온다. "왕이 될 재목의 아기가 태어나자, 임금이 이 아이를 죽이려 했고 이 아이가 용의 비늘이 있는 아이가 말로 변해 날개를 달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바로 '용마산'의 유래다.
끝으로 용마산폭포에 대한 즐거운 여행시간을 가지려면 평일 오전 11시~12시, 오후1시~2시, 오후3시~4시, 오후5시~6시 주말에는 오후 7시~9시까지 야간에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대중교통인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을 이용하거나 버스 320번, 2227번, 70번을 이용하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숙지하기 바란다.
/전길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