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를 눈앞에 두고 마냥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이 귀여우면서도 가엷기까지 하였다. 헌데 몇몇 학생들은 왜서인지 전보다 더 정서가 저락되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안타까우면서도 의문스럽기만 하였다. 결국 더는 참을수가 없어 조용히 찾아 알아보게 되였는데 눈에 눈믈을 가득 떠올리면서 하는 말은 너무도 뜻밖으로 “시험날자가 닥쳐올수록 너무 외로운 감이 듭니다”라는 말이였다.
원래는 이런 일이였다. 부모 모두가 한국으로 가있는데 전에는 그런대로 용케 견디고 참아왔으나 대학입시를 앞두고 일부 친구들의 부모들이 시험을 앞둔 얼마동안과 시험날만은 자식과 함께 하는것으로 힘과 용기를 주려고 귀국하였으나 자신의 부모들은 오지 못하는데 부모들이 곁으로 돌아와 정신적으로나마 힘이 되여주니 얼굴에 웃음을 가실줄 모르는 친구들을 바라보노라니 너무도 부러우면서 외로운 느낌이 들어 도무지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겠다는것이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일시 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세상에 부모사랑만큼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굽히지 말고 드팀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판에 박힌 격려의 말밖에 더 할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깊어지는건 또 어쩔수가 없었다.
전에는 한국이 그렇게도 가기 힘들어 그 어떤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아차하면 일락천장이 된다는것을 알면서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설쳤지만 중한수교20년이 되는 지금은 한국이 더는 신비한 존재가 아니며 거의 모두가 나가고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에 나가야 돈이 되고 또 자식들의 뒤바라지에도 엄청난 돈이 들어가니 한국가서 돈버는 일이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90%도 넘는 부모들이 자식을 남겨두고 한국으로 가있는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어릴때부터 줄곧 부모가 없이 홀로있은 학생들, 중학교때부터 홀로있은 학생들, 남의 집에 얹혀있는 더부살이 신세의 학생들로 어쨌든 거의 부모가 없이 보내고있는 학생들이다.
한사람의 성장에서 가정은 제1학교이며 가정교육은 선차적인 교육으로서 자못 중요하다는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일이며 량호한 가정환경과 가정교육은 우선 참된 인간됨됨이를 갖추는데 기초로 될것이다. 마치 한그루의 과일나무라고 할 때 시기에 맞추어 전지를 해주어야 보다 크고 맛있는 과일이 열리듯 어릴때부터 참된 인간이 되는 도리를 깨친다면 보다 베풀줄 아는 밝은 사람으로 자랄것이다. 헌데 부모가 곁에 없다보니 가정이라는 제1학교가 페교되여 첫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 모두가 부모사랑에 굶주려있고 그 굶주림이 오래가다보니 결국 사랑에 린색해질수 밖에 없다. 사랑에 린색해지니 더불어라는 개념은 생소한 개념으로 되고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리기주의가 하루하루 자리를 더해가고있으며 리타주의는 날따라 희미해져가고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부모의 모습도 희미해져가고있으며 부모가 간혹 전화로 부탁이나 기대를 해오면 그말이 오히려 잔소리로 들려 들을 때 뿐 인차 귀밖으로 흘려버리고 만다. 부모들도 자식뒤바라지를 목적으로 집떠나갔지만 – 어떤 사유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 자식의 대학입시에도 오지 않으니 부모자식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막이 생기지 않을수 없다. 부모한테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또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 사랑을 하면 얼마나 하겠는가.
이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후대들의 심신이 어떻게 자랄가 걱정뿐이다. 우리의 교육현장은 제2학교로서 덕, 지, 체, 미, 로 등 방면에서 전면발전을 가져오게 하는것이다. 덕육을 앞에 놓은만큼 참된 인간양성을 첫자리에 놓고 행해오고있는것만은 사실이나 가정교육처럼 그렇듯 세세하게 하기는 어딘가 힘에 부치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학생들이 보다 바르게, 보다 밝게 자라게 하려면 우리의 교육이 참된 인간양성에서 학생들을 보다 세세히 살펴주면서 해야 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물론 이러자면 학교교육뿐만아닌 가정교육까지 다 짊어져야 하는것으로 되니 힘들겠지만 우리의 교육이 이 짐을 맡지 않는다면 우리의 학생들은 심성이 바르지 못할것인즉 그 후과는 상상히기도 힘들게 될것이다. 힘들더라도 우리의 교육이 학생들에게 정감교육, 사랑주기교육을 하여 학생들이 보다 밝고 바르게 자랄수 있는데 한몫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