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병석)는 “대한민국헌법”제정의 의미를 기리고 그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7월 17일(토) 오전 10시 KBS 1TV 및 국회방송을 통해 제헌절 경축식 행사를 영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제헌절 경축식은 ‘국민통합으로 내일을 여는 국회’라는 주제로 7월 17일(토)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사전에 제작한 영상을 방송에 송출하는 형태로 제헌절 경축식을 사상 처음으로 영상경축식으로 개최했다.
KBS 이각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경축식은 국민의례, 감사패 수여, 주제영상 상영, 경축사, 제헌헌법 전문 낭독, 제헌절 노래 순으로 진행되며 각 식순의 영상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개별적으로 촬영해 제작하였다.
특히 이번 제헌절 영상경축식에는 초선 국회의원 79명(더불어민주당 46인, 국민의힘 25인, 정의당 3인, 국민의당 1인, 열린민주당 1인, 시대전환 1인, 무소속 2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제작한 ‘애국가 이어 부르기’를 통해 애국가를 선도함으로써 여러 국회의원들이 함께 하나 된 통합의 국회 모습을 보여줬다.
감사패는 대한민국헌정회의 추천으로 의회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한 장경순 전 의원(제6대~제10대 국회의원, 전 국회부의장)과 한영애 전 의원(제15대 국회의원)에게 수여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경축사에 이어 김일윤 헌정회장과 국민들의 제헌헌법 전문 낭독을 통해 제헌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헌절 노래’를 끝으로 이날 제헌절 경축식이 마무리했다.
/전길운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계신
국민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1년 반 넘게 코로나 방역전선이 펼쳐지면서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고통이 깊어갑니다.
우리 사회의 관계 단절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우리 경제도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힘을 내고 있습니다만
경기의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아직 민생 현장에는 온기가 돌지 않고 있습니다.
골목상권은 썰렁합니다.
소상공인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겪는 고통에
비상한 국가적 대책이 긴요 합니다.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도록
희망의 사다리를 늦지 않게 놓아줘야 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시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에도 국민여러분의 협조가 절실합니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송구스럽습니다.
국회는 국민 여러분이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 제헌헌법이 문을 연 민주공화정은 경제 강국의 밑거름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73년 전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처음 공포 된 뜻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정이 열린 날입니다.
자주독립 정신의 등불, 3.1운동의 함성을 응축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제헌헌법으로 부활했습니다.
애국선열의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은
국민을 받들라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으로 승화됐습니다.
제헌 헌법이 문을 연 민주공화정은
자유롭고 부강해진 나라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세계10대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세계 선진국 모임인
G7 정상회의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데 이어,
이달 초 유엔무역개발회의 운크타드(UNCTAD)는
우리나라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올렸습니다.
1964년 이 국제기구가 출범한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국민 모두가 ‘한강의 기적’ 주역들입니다.
우리는 뒤늦게 산업화에 나섰지만
지금 대한민국 첨단기술제품은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나라의 품격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우리 국민이 부른 노래와 음악. 우리 국민이 만든 영화와 예술.
세계는 K컬처에 주목하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님이 그토록 바라시던 ‘문화의 힘’이
발산되고 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어
인류 공동체의 공존과 번영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건국의 토대를 쌓은 선열이 품었던 꿈들이 하나씩 현실이
돼 가고 있습니다.
헌정의 발자취에는 그늘도 있었습니다.
두 차례 헌정이 중단됐습니다.
민주화의 역경과
산업화의 희생도 있었습니다.
숱한 어려움을 견딘 대한민국은 비로소
2차 세계대전 후 주권을 되찾은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산업화를 이뤘으며
민주화도 가장 모범적으로 이룬 나라가 됐습니다.
민주열사와 산업 역군에게 우리는 많은 빚을 졌습니다.
우리는 격변의 시기에 이 나라의 안전과 평화를 온전히 보전하고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시대적 책무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선열에 보답하고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새롭게 합시다.
■ 세계질서 격변 … 다시 시험대에 오른 한반도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의 질서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기술 다툼에서 무역전쟁으로 이제는 패권 경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이 위기를 넘어서야 합니다.
우리의 운명을 또 다시 강대국들에게
휘둘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나라의 분열상이 심각합니다.
성별과 세대, 이념과 계층 간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우리나라 사회 갈등은 OECD국가 중
가장 심각하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정치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한 탓이 큽니다.
정치가 갈등을 치유하기는 커녕 진영에 갇혀있습니다.
우리는 건국 후 아홉 차례 개헌을 했고 세 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타협과 협치의 기반을 닦지 못했습니다.
■ 승자독식 정치구조와 선거제도가 갈등의 뿌리
갈등의 깊은 뿌리는 정치구조와 선거제도에 있습니다.
승자독식의 정치구조가 극단적인 대립을 부추겼습니다.
현행 대통령제와 국회의원 소선구제는
한 표라도 더 많으면 모두 다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한 표만 적어도 모든 것을 다 잃습니다.
사생 결단식으로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오랫동안 양당의 과점 체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원화 된 사회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이 왜 불행 했는지도 냉철히 뒤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권력 집중이 낳은 정치폐해를 이젠 청산합시다.
갈등으로 낭비되는 국력을 번영의 에너지로 승화합시다.
타협과 협치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려면 개헌이 필요합니다.
격변의 세계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국민통합이 절실합니다.
국민통합은 권력분산으로 물꼬를 터야 합니다.
나누면 더 커지는 정치를 합시다.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정치를 합시다.
국회는 현재 각계 인사로 구성된 의장 직속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를 가동해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갈등요인을 진단하고 그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연말까지 국민여러분에게 보고하겠습니다.
■ 협치로 초당적 국가 중장기 청사진 만들어야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애국선열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인도했듯이
우리는 다음 세대가 한반도에서 당당히 살아 갈
길을 열어야 합니다.
청년실업 · 저출생· 기후 변화 대응과 경제구조 개혁.
우리 앞에는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진영정치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중장기 혁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양적 성장에 치우쳐
분배와 공정한 경쟁 환경이 미흡합니다.
이는 곧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등 자산의 양극화는 청년세대와
취약계층의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고용차별과 임금격차는
불평등 사회의 민낯이 됐습니다.
GDP 대비 사회보장 지출 비중은
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짜야합니다.
하나 하나가 정치가 앞장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 난제들입니다.
초당적 대책으로 국가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치의 새 헌정 질서를 제도적으로 구축합시다.
지난해 임기를 마친 20대 국회에서 여야는 개헌특위를 가동했고
국민여론을 수렴해 이미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이제는 논의보다 선택과 결단을 할 시기입니다.
대선주자를 포함해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개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국민들의 평가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간 정치권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정권초기에는 블랙홀이 되어 국정동력이
분산된다며 반대하고
집권 후반기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되겠냐며 외면했습니다.
국가와 국민이 나가야 할 정신을 담는 헌법을
집권의 유·불리로 따지는 이해타산의 정치를 했습니다.
그렇게 10여년을 흘려 보냈습니다.
내년 대선 일정이 있다고 해서 개헌추진을 미룰 순 없습니다.
오히려 내년 대선의 형세를 점치기 어려운
지금이 불편부당(不偏不黨)하게 개헌을 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행여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략적 발상의 개헌이 추진된다면
국회의장은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가 올해 안으로 개헌안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의 대통령선거, 또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권적 기본권 · 지방분권 · 기후변화 대응도 함께 논의합시다.
새 헌법은 디음 국회인 22대 국회 임기 개시일인
2024년 6월부터 시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국회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국민 66%가 개헌에 동의했습니다.
헌법학자의 개헌지지율은 77%입니다.
■ 국회 특위서 개헌논의와 경제 활성화 논의를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는데 정치는 아직도
후진성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 정치를 하는 나라들이라 해서 갈등이 왜 없겠습니까.
권력을 나누고 상호 견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정치가 극한 대결로 가지 않습니다.
공존의 정치, 연합 정치가 제도화 됐습니다.
갈등을 제도적으로 풀어내는 헌정제도가 그래서 긴요합니다.
타협과 협치는 코로나 충격으로 흔들리는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필수 요소이기도 합니다.
여야는 이미 의견을 모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코로나극복경제특위를 조속히 출범시켜
개헌,선거제도 논의와 함께 경제 활성화에 한 뜻으로
나서 주기를 촉구합니다.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협치의 본보기’를 만듭시다.
■ 남북 국회회담 제안에 북 호응기대 … 남북합의 제도적 뒷받침을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는 국격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야하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2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대화의 실타래를 풀어내야 합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두 나라는 긴밀하게 조율된
대북정책을 제시했습니다.
북측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북측 최고인민회의 대표에게
남북국회 회담을 열 것을 재차 공개 제의합니다.
북측 최고인민회의 대표를 언제 어디서든 만나 남북 관계와 민족문제를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논의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화상회담도 가능할 것입니다.
남북 국회회담에서는 국제사회 연대의 연장선상에서
백신협력을 우선적으로 논의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극복대책을 포함한 보건협력과 식량 등 인도적
지원 방안도 신축성 있게 협의 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을 찾고
남북 관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갑시다.
남북 국민대표 기관이 남북 정상간 합의 사항을 비준 동의한다면
남북관계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갖출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데
북측 최고인민회의의 호응을 기대합니다.
■ 문제는 민생… 해답은 정치…핵심은 개헌입니다.
정치권은 국민들이 갈망하는 새 정치에 답해야 합니다.
마침 여야 새 지도부가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이 여야의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민심의 바다는 정치라는 배를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교훈을 마음에 새깁시다.
힘을 합쳐 나라 경제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다지는 일에
매진합시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속으로 들어갑시다.
여야는 손잡고 개헌의 문을 열어주십시오,
새 지도부가 새 정치의 길을 열어야합니다.
새로운 헌정질서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통합으로 가는
큰 정치를 합시다.
코로나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코로나 이후에 펼쳐질
거센 변화의 파고를 넘어 국리민복의 새 지평을 열어나갑시다.
자유와 평등이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와 번영의 길이 활짝 열린 나라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여야는 국민에게 헌신하는 통합의 정치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정치가 국민에게 진정한 희망이 돼야합니다.
문제는 민생이고 그 해답은 정치에 있습니다.
정치개혁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개헌입니다.
국민 여러분과 국회 동료의원 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17일 국회의장 박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