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락서 유월의 해살이 주인 없는 터전에 드러누워 게으름을 부리는데 계절화가의 붓 끝에서 푸르름은 짙어가고 졸졸졸 마음 간지르는 물소리에 하늘빛 사랑이 더욱 그리운 날 흰구름 흐르는 하늘 아래 여유작작 산책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도 그리움 한쪼각씩 품고 있을가 숲속의 새소리 분주하고 들려오는 노래소리는 어덴가 귀에 익은 듯한데 나도 한번쯤 그리움에 잠겨보고 싶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노라면 해가 저물고 날이 밝는 그 리유를 알듯 싶다 꽃들이 피고 지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인 것을 알듯 싶다 이런 나절엔 나도 가장 아름다운 슬픔에 빠져 슬프도록 아름다운 편지를 누구에겐가 보내고 싶다 5월 누구 앞에 춥다 하지 아니하고 알몸을 자랑하다가 5월에 와서야 누굴 유혹하려고 초록빛 새 옷 갈아입고 비단바람 살랑살랑 누구를 간지르며 까르르 복사꽃 웃음 터치네 저 산 언덕을 물들이는 살구꽃, 복숭아꽃, 진달래 잠자는 나그네 련정 깨우고 요염한 자태로 사랑이라는 바람을 일궈주는 5월아, 계절의 여왕아 어느 나그네 가슴에도 그대라는 꽃이 활짝 피려나 /김광룡 2021.5.7. 새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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