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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삶은 나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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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5-05 02:10 조회3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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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는 치과에 가서 아픈 이를 뽑고 틀니를 하였다. 임플란트 하면 씹는 좋겠지만 치료비도 비싸고 치료기간이 1년 정도 걸려야 한다기에 틀니를 하였다. 음식물 씹을 때마다 잇몸이 아프거나 틀니가 들썩여서 양쪽으로 씹는 연습을 하였다.

 

지나 온 세월 소중한 치아를 아꼈다면 아직 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문뜩 독수리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독수리는 80년까지 살 수 있는데 40살 정도 이르렀을 때부터 진부리가 자라나 목을 찌르고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하고 날카롭게 자란 발톱마저 살 속을 파고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150일 동안 전혀 날지 않고 둥지 안에 머물며 자신의 부리가 없어질 때까지 바위에 대고 치고 새로운 부리를 가지고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고 한다. 이렇게 5개월이 지나면 독수리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 생명을 40년 연장할 수 있단다. 하지만 나의 몸은 환골탈퇴 할 수 없는 것이다.

 

틀니를 하고나니 걱정거리가 또 머리카락이 빠지는 문제다. 아침에 깨면 베게머리에 빠진 머리카락이 눈에 띤다. 귀 옆이며 뒤통수 쪽은 아주 그대로인데 앞머리 쪽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나의 60조개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죽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담배를 하루한 갑 피운다. 저녁마다 이 자리 저 자리 돌아다니며 기쁨으로 흔들릴 때마다 한잔, 기분이 좋을 때도 한잔, 스트레스 받았을 때에도 한잔... 아무 때나 구실을 대고 마신다. 술로 인한 위장병, 간경화, 간암 등으로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참 한심하다고 해야 하나?

 

동물들은 어떤 음식이 자신에게 좋은지 그냥 육감적으로 정확하게 집어낸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해로운 음식은 죽어도 먹지 않는단다. 호랑이는 사냥을 못해 굶으면 굶었지 절대로 초식을 하지 않는단다. 이렇게 동물들은 오로지 자신에게 맞는 것만을 먹을 뿐인데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은 어떤 음식이 자기 몸에 좋은 것인지 모른다. 자기 몸을 해치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 그 음식으로 인해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줄기차게 그 음식을 좋아하는 이상한 동물이다. 나처럼 술과 담배가 자신의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더 집착해 피우고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나를 위해 숨 쉬고 있는 세포들에게 사랑의 신호를 보내고 나를 사랑하며 열심히 산다면 남아있는 세포들이 나에게 좋은 화답해 주고 독수리처럼 남은 삶을 온전하게 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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