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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6-13 19:40 조회3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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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땅…뚱…뚱…쾅…’“뚱땅…뚱…뚱…쾅…’

 

벌써 열흘째나 들려오는 아츠란 소음…

 

람해아빠트단지2호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때 아닌 ‘봄우뢰’에 2층에서 사는 명수는 저도 몰래 오만상을 잔뜩 찌푸리며 ‘요강’을 쏟았다.

 

"젠장. 언제면 일이 끝나겠는지? 이거 귀찮아서 어디 살겠나?….”

 

명수가 아무리 입이 함박만하게 두덜대도 아랫집에서는 그냥 배포유하게 자기의 찬란한 설계도를 실행하여 가고 있었다.

 

"쓰르륵 ㅡ쓰르륵 ㅡ"

 

"뚱땅 뚱땅 딱…!"

 

원래 명수네 아랫집은 슈퍼였는데 열흘 전에 주인이 출국하면서 팔았는데 산 사람이 식당을 꾸린다면서 장식하느라고 이렇게 동네에 소음이 울려 퍼지게 되였다.

 

그 소음은 명수네 집뿐만 아니라 3층 4층까지도 울렸다. 리명수는 그 소음으로해서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어서 낮이면 부득불 밖으로 나가야했다.

 

점심시간이면 꼭 한 시간씩 오침하던 일도 언제인가 싶었다. 이런 건 그래도 괜찮은데 온 하루 바깥출입을 못하고 누워만 있는 리명수의 로모가 그 장식소리 때문에 이불을 뒤집어 쓸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찾아가서 ‘남의 제사상에 감 놓아라, 떡 놓아라’ 하듯이 야단칠 수도 없었다. 그러면서 인제 어느 땐가 해가 떨어진 후에 소란 피운다면 찾아가서 한바탕 해내겠다고 윽별렸다. 그러나 해만 서산에 걸리면 아주 조용해졌다.

 

(아니, 래일 또 말 방귀 투레질을 하겠지? 이거 장식이 끝날 때까지 매일 이렇겠으니 어쩌지?….)

 

명수의 이런 원망 속에서 해가 뜨고 지면서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명수네 집 문을 노크했다. 열어보니 바로 식당주인이였다. 명수의 눈길이 저도 몰래 쌀쌀해졌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많은 폐단을 끼쳐서 미안했어요. 오늘 점심에 무료로 우리식당에 모시렵니다. 낯도 익히고 정도 쌓읍시다. 절대 거절하시지 말고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저희 마음이 편하게 될 겁니다."

 

허리를 구십도로 구부리면서 말하는 주인의 거동이였지만 명수는 그동안 미웠던 마음으로 해서 거절하려다가 그 리유가 너무나도 쟁쟁한지라 저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이고 말았다.

 

(아무렴. 공짜인데 왜 안 가? 그동안 날 애 먹인 일 먹어주는 것으로 봉창이나 하는 것도 괜찮아)

 

점심에 "봉황새음심점"이란 간판을 건 식당에 들어선 명수의 두 눈은 얼음강판에 넘어진 황소의 눈 마냥 휘둥그래 졌다. 2호 아파트의 집집의 걸을만한 사람들이 거의 다 와서 조용히 앉아있었다. 온 동네를 다 초대하는 판이였다. 세상에 이렇게 처사하는 식당주인도 있다는 것이 참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순간 그동안 명수의 마음에 어둡게 쌓였던 미움의 안개가 미풍을 만난 듯이 서서히 사라졌다.

 

명수는 품위스럽고 우아한 장식으로 된 식당보다 주인의 처사가 더 돋보였다. 거의 한달 째의 고달팠던 심령도 깨끗이 세척되었다.

 

조금 후 식탁에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료리가 상다리 부러지게 오르자 주인이 술잔을 들고는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저의 이름은 최홍이입니다. 오늘 사죄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모셨습니다. 그동안 제가 장식하느라고 온 동네에 많은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오늘 여기 앉아 계시는 분들은 다 이웃인 만큼 앞으로 우리 서로가 좋은 일 궂은 일 서로 나누면서 지내신다면 힘든 우리들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로 될 겁니다. 그리고 많은 집들을 보면 자식들이 다 출국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생활상에 저의 도움이 필요된다면 누구든 절 아들로 생각하시고 찾아주십시요"

 

작달막한 키에 네모진 얼굴에서 이글대는 최홍이의 두 눈은 그 시각 따라 더구나 반짝거렸다.

 

곤혹을 무마해주기에 넉넉한 식당주인의 말에 명수는 마음이 뜨거워남을 느꼈고 모닥불을 맞은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 모두들 처음에는 관청에 잡혀온 수탉마냥 어정쩡한 기색이더니 인차 여기저기서 술잔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술잔 부딪치는 소리, 사람들의 구수한 이야기와 소탈한 웃음소리는 창문을 뛰어넘어 거리의 소음을 짓누르며 저 멀리로 서서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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