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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봄아 (외 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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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4-17 23:16 조회520회 댓글0건

본문


봄아

 

기세등등한 봄의 인기척에

기ㅡ인 잠을 자던 겨울이 놀라

삽십육계 줄행랑을 치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머ㅡ언 길을 걸어온 봄아

얼굴에 활력과 새 기상이 넘쳤구나.

 

계절의 길목에 서서

나는 여직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올 것이라 굳게 믿었다.

 

박달이 터지는 엄동에도

내 마음의 터 밭에는 언녕

너를 심어 싹 튼지 오래다.

 

고향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가

부침 떡과 막걸리를 들고 와

고향에 대한 향수를 깨운다.

 

고향은 어머니의 자궁

내 태를 묻은 곳

내 살과 뼈를 키운 터 밭

내 꿈과 추억을 품은 요람이다

 

하지만 모두 다 도시로 떠난

고향은 텅텅 비었고

낯선 풀벌레의 울음소리만

내 귀를 아프게 한다.

 

희미한 불빛을 타고 흘러나오던

사랑과 행복의 웃음소리도

문틈 사이로 쏟아지던 덕담도

도둑놈처럼 도시로 해외로 도망갔다

 

중이 없는 절간과도 같은 빈집들은

뻥 뚫린 가슴 쥐어짜며

낯선 사람들을 흘겨보고

설음과 한을 뱉어낸다.

 

처마 밑 제비 둥지엔

거미줄이 춤을 추고

이야기 터 밭이었던 빨래터는

잡초 속에 졸고 있다.

 

꽃과 나비가 동거하고

순이와 함께 사랑의 장성을 쌓던

버들 방천에는

풀벌레들이 밤을 지킨다.

 

소식을 알 수 없는 친구가

그리워지며

그 시절 옛일이

온 몸을 꼬집는다.

 

수많은 옛 이야기

수많은 옛 추억들이

한 조각 잿빛그림으로 걸려

내 고향의 기억들은 바람의 초불이다.

 

'시간'

오늘의 해오름과 같이

시간은 온다.

그리고 물처럼 흘러간다.

 

서산에 지는 해와 같이

시간도 간다.

그리고 바람처럼 지나간다.

 

시간의 의미를 모르고

신선놀음에 한눈 팔 때

시간은 깃털처럼 날린다.

 

시간의 의미를 깨닿을 때

소 털 같은 시간은

저 멀리 지평선을 쓸고 있다.

 

'어제의 삶'

어제까지 뻥 뚫린 삶에

후회의 눈물이 대신

희망으로 막아버리자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

오늘은 오늘만의 새 태양

 

새로운 꿈, 새 무대로

펼쳐진 오늘 다시는

못 만나는 연인처럼

오늘을 맞자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자!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완벽한 사람이 없는 것

지나온 삶의 흔적에

오점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의 깨우침이 새 출발이다.

 

까짓 껏 어제의 뻥 뚫린 삶에

오늘의 태양으로 용접하고

살아있음의 리듬이 되어

실수와 오점을 줄이고

오늘이 생의 마지막처럼 살자!

/수원시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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