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다닐 때 틀리게 배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것 같다.
2학년 때 조선어문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이다.
매미는 몹시 게을러 여름에 일하지 않고 그늘 숲속에서 노래만 부른다. 부지런한 개미는 진종일 일만 한다.
그런데 최근에 곤충연구 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정 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여름에 매미는 먹을 나무즙을 채취하고자 나무에 붙어 연약한 입술로 진종일 구멍을 낸다. 그때 몸을 나무에 부착시키려고 날개를 쉼 없이 흔들며 날개 밑에 있는 공명관에서 소리를 발사해 노래 소리처럼 들린다. 한가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해서 노래를 부른 것이다.
반대로 개미는 나무 밑에서 한가히 놀면서 매미가 다른 구멍을 뚫기를 기다린다. 매미가 떠나면 즉시 매미가 뚫어 놓은 구멍을 찾아 서로 싸움질 하면서 나무즙을 빨아 먹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웠던 것이다.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해줘 반가운 새이며 까마귀는 검은데다 지붕위로 울며 지나가면 그 집에 상사난다면서 제일 싫어하는 새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정 반대였다. 한국은 까치가 엄청 많은데 봄에 까치들이 밀밭에 내려 앉아 밀을 쪼아 먹어버리면 밀밭은 절단난다.
그런데 까마귀는 산과 들에 널려있는 동물의 사체를 먹어 훌륭한 자연의 청소부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운 것이다.
곰은 미련하고 여우는 매우 교활하다.
그런데 사냥꾼 친구가 알려준데 의하면 이것도 정 반대의 결과다.
옛날의 일이다. 그 친구가 한번은 곰 사냥을 나갔다. 나무 가지 사이로 머리를 내민 곰을 발견하자 얼른 곰을 향해 총을 쐈다. 명중되지 않은 곰은 재빠르게 나무에서 내려와 그를 쫓아왔다. 그가 몸을 다른 나무 뒤에 숨자 곰은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
한식경 지난 후 곰을 추적했다. 총에 맞은 곰은 앞에 사람이 없자 바위 돌 뒤에 숨어 사람오길 기다렸다. 그 친구가 나타나자 곰은 뛰쳐나와 그 친구한테 달려들었다.
그때 친구와 같이 간 사냥꾼이 바로 뛰어왔기에 다행히 겨우 생명을 건졌다고 한다.
그런데 곰과 반대로 여우는 미련하단다. 겨울에 올가미로 사냥하는데 올가미에 제일 잘 걸리는 짐승이 여우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운 것이다.
참새가 해조라며 전 국민이 참새 잡이에 떨쳐나섰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밤이면 사다리를 메고 초가집 처마 밑에 있는 새 둥지를 들추었다. 참새를 잡으면 죽여서 두 다리를 잘라 보관했다가 몇 마리 잡았다는 증거로 학교에 바쳤다.
전 국민이 나서 참새를 쫓고 잡는 전쟁이 일어나자 대도시에서는 트럭으로 죽은 참새를 실어 가기도 했단다.
시골에 있는 고향에서도 남녀노소가 떨쳐나서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고 하면서 참새와의 전투를 버리다보니 참새들이 깊은 산속으로 도망가 한때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 후로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병충해로 인해 농사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되자 정부는 이듬해에 참새 잡이에 대한 처벌까지 내렸다. 또 정부는 할 수 없어 시베리아 참새 30만 마리를 사 왔다는 말까지 돌았다.
틀리게 배운 것이 이 것뿐이 아닌 것만 같다. 참 우습기도 하고 무지몽매하다.
/최영철 부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