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허공속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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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19 23:44 조회291회 댓글0건본문
웃음으로 찾아왔다 울음으로 떠나느냐 희망을 품고 찾아왔다 실망 지고 떠나가냐 왜 왔던가 왜 왔던가 울고나 갈 길을 왜 왔던가
짙은 어둠 걷어가는 밝아오는 새벽을 붙잡고서 소쩍새의 흐느끼는 슬픈 울음 안주로 삼아가며 한잔 두잔 마셔가는 동자동 공원가의 저 아저씨
갈매기만 날아예는 파도 높은 검푸른 바다 몇 번이나 오갔더냐 묵묵히 이 악물고 버텨가며 쏟아 부은 구술 땀은 부와 재로 쌓였건만
누구인들 알았으랴 자유가 넘쳐나는 이 땅에서 붉은 등이 번쩍이는 홍등가 깊고 깊은 심연 속에 빠져들어 다졌던 약속 저버리고 령혼마저 앗겼구나
주머니도 비어있고 마음도 비였으니 슬픈 마음 달래 보려 한강물에 붓대를 적셔가며 소쩍새의 슬픈 사연 하염없이 가슴속에 적어간다
부어 놓은 맑고 맑은 소주잔에 조용히 떠오르는 처자 모습 애간장을 말려가는 바다너머 막둥이의 부름소리 언제 가면 봄이 오고 금의환향 언제이냐
하늘을 향해 외쳐 보고 한강을 향해 하소연 하여봐도 소쩍새와 함께 하는 저 아저씨 슬픈 울음 철썩이는 한강의 물결 따라 정처 없이 흘러간다 /리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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