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성도 기울어가고 뭇별들도 졸고 있는데 어디에서 들려 올가 어둠을 기여다니는 바스락소리 희미한 불빛 속에 드러난 피곤으로 얼룩진 저기 저 얼굴 긴 하품으로 몰려드는 잠을 쫓으며 치매할매 기저귀를 갈아주는 아줌마 새벽하늘을 우러르며 세여갑니다 하나 둘 셋 넷 세여갑니다 고향하늘 정든 별을 찾고찾아 별 하나 별 둘 세여 봅니다 산을 넘고 바다 건너 간병일에 몸 담근지 십여 년 보고 싶은 가족들을 그리며 별빛소리를 들어갑니다 새벽녘 찬 공기를 가르며 별 빛을 타고 전해오는 소리 여보, 고생 많소 어머니, 이젠 돌아오세요 밤이면 밤마다 별빛이 전해오는 가슴을 파고드는 저 소리도 산악같은 가족 사랑으로 묵새기며 고독과 피로를 씹어갑니다 닥치는 대로 하루 세끼 때워가고 간이침대 쪽잠도 꿀잠입니다 팽이처럼 돌아치던 다리도 취침시간에야 안녕을 찾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는 물리치료실 한술한술 미움을 떠 넣어주며 하늘가시던 어머니를 모시듯 치매할매 마지막 길까지 바래는 아줌마 한달에도 겨우 차려지던 이틀 휴무도 언녕 코로나에 빼앗긴 가긍한 신세 병동 밖의 바람과 해볕을 쏘여본지 몇 달 며칠이던가 멸시와 천대도 소리없이 묵삭이고 묵묵히 눈앞의 현실에 정시하며 코로나에 걸려도 참고 버티며 감염자와도 함께 지내는 저 아줌마 쌓이고 쌓인 피로와 싸우는 저 얼굴 환자복이 아니고 간이침대에 누웠기에 여섯 치매할머니와는 구별되는 잠든 아줌마의 초췌한 얼굴 아, 가난이 원쑤였던가 욕심이 무리였을가 어찌하여 고래희에도 이래야 하는지 흘러가는 별이 알가 구름이 알가 계명성 솟으면 새날이 오는데 코로나에 물린 이 밤은 언제면 풀릴가 이 밤도 저 하늘의 별들은 유난히 반짝입니다 /리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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