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전, 동생은 숙제를 하다 말고 나에게로 쪼르르 뛰어오더니 머리를 갸웃거리며 말을 건넸다.
“언니, 수수께끼 하나 내줄까?”
“그래, 마음껏 내봐.”
나는 당당하게 대답하였다.
“음…, 어떤 사람이 있는데 웃으면 해바라기꽃 같지만 화가 나면 마귀할멈처럼 무서워. 그런데도 나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아. 힌트를 줄 게. 그 사람은 초록색 신발을 즐겨 신어.”
생각 밖의 수수께끼인지라 나는 얼른 답이 나오지 않아 잠간 멍해 있다가 웃으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 사람이 엄마 아니야?”
“땡~, 기회를 더 줄게.”
나는 이리저리 맞춰 봐도 답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너무나도 궁금해서 동생에게 답안을 알려달라고 했다. 동생은 내가 투항하는 것을 보자 픽- 웃으며 화장실로 뛰어가더니 뜻밖에 거울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나는 웬 영문인지 몰라 의문에 찬 눈길로 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동생은 생글생글 웃으며 거울을 건네주며 말하였다.
“답안은 거울 안에 있지롱~”
‘거울에 무슨 답이 있을까?’
나는 얼른 거울 안을 들여다보았다. 물론 거울 안은 다름 아닌 나였다. 내가 거울을 보는 순간 자신이 호랑이로 변했다가 사자로 변했다가 하면서도 환한 해바라기 모습은 그저 아주 잠간 스쳐 지나기만 하였다.
나는 얼굴이 대뜸 화끈해났다. 언니라면서 항상 동생한테 명령만 하고 요구만 하다 보니 동생한테는 무섭고 어려운 존재로만 남겨졌던 것이다. 그런데도 동생이 나를 이렇게 따라주는 것이 너무나 안쓰럽고 고마웠다. 나는 코등이 시큰해났다. 나한테서 사랑을 얼마나 받고 싶었으면 이런 수수께끼까지 내가면서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였을까?
오늘 동생의 수수께끼로 언니라는 존재의 의미가 진정 무엇이라는 것을 다시금 돌이켜 보게 되였다.
나는 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감동과 미안의 눈물이 미끄럼 타듯 나의 두 볼을 타고 주루룩 흘러내렸다.
지도교원 : 박명실
평어: 동생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어 미안한 마음을 잘 그렸습니다. 수수께끼 형식으로 이야기를 재치 있게 꾸민 부분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