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북 남원·임실·순창)은 5일, 치료비가 급히 필요한 환자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지급되는 본인부담상한제 사후환급금을 즉시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의 연간 본인부담 의료비 총액이 소득분위별 상한액을 넘어선 경우 그 초과분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2019년 진료를 기준으로 총 148만 명이 이 제도를 통해 2조 137억원을 환급받았다.
2004년 도입 이후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로 자리 잡았지만, 환자들로부터 개선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환자에게 직접 되돌려주는 환급금은 진료가 이뤄진 이듬해 8월경, 연말정산 및 소득세 신고가 끝난 후 지급된다. 당장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환급금 지급까지는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다.
특히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민간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이 나올 예정이라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더 큰 피해와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급 거부를 예상치 못한 일부 환자들은 결국 빚을 내거나, 심지어는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본인부담상한제에 대해 “결국 민간보험사의 이익만 채워주게 되므로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치료비 발생과 환급금 지급 시기의 간격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소득수준 등에 따라 그 해의 본인부담상한액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확인받을 수 있게 하고, 이미 이보다 많은 의료비가 발생했다면 환급금을 지체 없이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득수준 등의 조건은 대통령령에 위임해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토록 했다.
이용호 의원은 “환자를 지원하는 여러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고 있다”며, “적어도 치료비 지원이 늦어져서 치료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은 꼭 막아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애초에 이 법안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이 실손보험 공제 대상이냐 아니냐를 두고 벌어진 갈등과 수많은 환자들의 피해 호소 때문에 고안한 것”이라며, “부처 간에도 이견이 있는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옳은 방안이 무엇인지를 가장 중점에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