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겨울바람 세차게 불고
고독한 내 방의 창문유리엔
한숨 같은 하얀 김이 서리었는데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유리에다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을 그리고
그 우에 멋진 다리 그려놓았다
허리 잘린 강토가 하나가 되어
통일이라 서로 와락 부둥켜안고
갈라졌던 혈육들이 만나는 다리
너무 좋아 덩실덩실 어깨춤 추며
북 치고 장구 치며 오가는 다리
해와 달도 밝게 웃으며
수레바퀴처럼 굴러가는 다리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얼룩
주르륵 흘러내리는 그 눈물에
와르르 무너지는 통일다리 --
아, 아직은 동경뿐인 통일다리
언제면 정녕 그 준공식 올릴까?
그날이 제발 어서 빨리 오기를
성에꽃도 방울방울 눈물 떨구며
나와 함께 눈물로 기원해본다...
평화비둘기
뭉게뭉게 흰 구름 설산에 둥실
양춘의 훈훈한 봄바람
비둘기 날개 위에 실리어오네
봄이면 한라의 수줍은 개나리
낙동강, 한강, 임진강 줄기 따라
서서히 북녘으로 이동하고
가을이면 또
백두의 바늘꽃, 구절초 씨앗
철새가 입에 물고 남하하는 땅
오천년을 그렇게 오고 가며
제비가 흥부박씨 물고 오듯
한반도에 복을 물어 나르던 비둘기
겨우내 얼었던 동토가 녹고
아지랑이 아물아물 피어오르며
통일의 개화가 이루어지는 날
삼천리금수강산 마음껏 나래칠
비둘기 날개 위에 깃들은 평화
더더욱 황홀한 새봄을 안아오리라!
/최어금
최어금 약력
연변농학원 축목수의 수료
연변재정학교 공업회계졸업
은행계통에서 회계사, 주임
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 아동문학연구회 회원
한국 문학의 강, 시조 신인문학상 수상
아동문학작품집 "양배추와 애벌레 " 등 저
"중국민족", "연변문학", "도라지잡지", "장백산잡지", 연변일보, 흑룡강신문 등에 시 다수 발표
제16회 "중국조선족청소년음악제" 에서 작사 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