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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 단상(외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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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3-31 20:59 조회3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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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된 력사의 기억이

뚜벅뚜벅

말없이 걸어 나온다

 

몸부림치며 처절했던 어제                                                                                 

보리차 되여 시원히

마른 목 추겨준다

 

금빛테 두른 오늘

우리 아직 올방자를 틀고 앉아

흥타령 부르기엔 너무 이르다

 

하얀 치마저고리와

흰 두루마기 둘러 입은 조상님네들처럼

쪽지게 지고 하얀 숨 몰아쉬며

아직은 저 아리랑고개 쉼 없이 넘어야 하는 때

늘어나는 저 묵밭을 땀 흘리며 가꾸어야 하는 때

 

한숨과 락망은 아직 너무 이르다

오늘의 하루하루는 래일의 반성

력사는 이제 또 하나의

두툼한 기억을 인증한다

 

연 날리기

 

4월이면 무르익는

따스한 봄날씨 마냥

하나의 생각이

하늘에서 곱게 날고 있다

 

노을에 빨갛게 타는 듯 한 눈빛

사상은 능금마냥 저절로

익다가 익다가 어느 사이

풍선처럼 펑 터질 무렵

 

주막집 퇴마루에 걸터앉은

헤식은 나그네마냥

괴나리보짐 난전 앞에 풀어놓고

생각을 술잔에 담아 마시고 있다

 

뿌리 없이 오직 끈 하나 부여잡고

하늘 높이 날기 위해

가볍게 태어난 운명 앞에

우리 모두 퍼렇게 죽지 접은 새

 

연 마냥 감히 높이 날지 못함은

날개가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하늘에 치 닿은 꿈이 없기 때문이다

 

굴뚝

 

저 굵직한 몸통으로 서리서리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하얀 연기

마치 한 남자의 뽀얗게 뿜어 올리는 담배 연기런 듯

꾸역꾸역 괴어오르는 고독과

현실과의 괴리로 차오르는 슬픔과

허무로 달래는 무가내와

삐걱삐걱 아츠럽게 들리는 불협화음으로

점점 무너지는 자신을 가까스로 추스르며

하늘을 향해 뿜어대는 장탄식 같은 하소연

무거운 세상을 숨가삐 짊어지고

헐금씨금 살아가는 남자의 방식

남자는 남자라는 리유로

울면서도 뜬금없이 어설픈 웃음을 보여줘야 했다

울면서도 실없는 노래를 불러야 했다

/김승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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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광프로필 :

 

1965년 장백현 출생

연변제1사범 졸업.

연변작가협회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회원,

교원우수수필상등수상.

시, 수필 등 수십 수(편) 발표.

현재장백현조선족중학교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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