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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오순도순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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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5-24 23:24 조회1,0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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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성 화룡시 박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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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려납니다.

 

2020년 12월 7일, 고향에 있는 남편에게 몇 번 문자를 보내고 영상통화를 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걱정스러워 가까이 있는 시누에게 전화를 해서 집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시누이가 집에 가보니 남편은 눈을 멍하니 뜬 채로 숨은 붙어 있는데 일어나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시누이는 즉시 구급차를 불렀고 남편은 연변병원 구급실로 실려 가서 링거도 꽂고 산소호흡기도 달고 전면검사를 하면서 집중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술만 마시고 식사를 안하다보니 영양실조와 당뇨합병증이 왔고 오랫동안 누워있어서 엉덩이에 욕창도 심한 상태였습니다. 하루 치료비를 중국 돈 1만5천 원씩 들여가며 집중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고생한 끝에 겨우 12월 13일, 한국서 남경으로 오는 비행기표를 구하게 됐고 남경으로 날아와 남경서 힘든 격리를 두주동안 했습니다.

 

남경서 격리할 때 남편걱정에 애간장이 달아 코로나격리 지휘부에 남편의 병원에서 치료받는 과정과 상처들을 영상으로 찍어 보내면서 격리 며칠만하고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구 구사정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격리하는 동안 남편의 건강상태를 영상으로 보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는지 몰라요.

 

이렇게 남경서 힘든 격리를 하고 2020년12월28일, 남경서 장춘을 걸쳐 연길에 오는 비행기표를 고가로 끊어가지고 밤 10시에 연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수속을 끝내고 밤 11시에 연길동시장 부근 격리실에 도착했습니다.

 

다행이 만 65주세 로인들 하는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집으로 돌아가서 격리 한다는 정책에 의해 그 곳에서 2일 격리하고 12월30일, 80원내고 구급차로 연길에 있는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서니 금방 퇴원한 남편이 먼저 집으로 와서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으로 옷도 입지 않고 이불만 덮고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를 보더니 몸을 일으키려고 모지름을 쓰면서 제 손잡고

 

“마누라 왔구만. 이제사 왔소. 얼굴 봤으니 죽어도 한이 없다.” 면서 말을 하고서는 도로 눕더라구요. 나는 애 아빠를 보자마자 손을 붙잡고 오열하였습니다.

 

한참 울고 난 후 정신을 차리고 세숫물을 떠다 세수를 시키고 몸도 깨끗이 닦아주고 엉덩이 욕창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오랫동안 누워만 있고 운동을 하지 않아서 욕창이 아주 심했습니다. 고름이 줄줄 흘러내리고 살이 패어 들어가면서 말이 아니었습니다. 병원에서 가져온 소독수로 깨끗이 소독하고 한국에서 가지고간 연고를 엉덩이 상처부위에 뿌려놓고 통풍을 시키고 드레싱 하고 상처를 붕대로 감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국을 끓여서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저도 간단히 점심식사하고 집안을 정리한 후 계속해서 남편간호에 바삐 돌아쳤습니다.

 

그렇게 2021년1월1부터 집에서 자가격리 하면서 집 아저씨를 간호하게 되었어요.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환자 귀저기를 갈아 주고 변기를 비우고 세수시키고 팔 다리 주물러주고 체위 변경도 시켜 주었습니다.

 

아침식사는 닭알에 소고기국, 두부전이고 식사 끝나면 양치시키고 약 대접 합니다. 9시면 엉덩이 욕창 드레싱하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운동을 시키고 양팔을 쥐고 한 발작 한 발작씩 걷기 운동을 시켜요. 10시면 우유 한 컵, 고단백 한 컵에 사과, 귤, 바나나 등 간식을 대접 합니다.

 

점심 메뉴는 토마토 닭알 국, 멸치, 돼지고기 반찬이고 저녁 메뉴는 야채 죽에 장국. 이렇게 식사 메뉴는 매일 바꾸면서 식사 대접합니다.

 

욕창도 병원에서는 2일에 한 번씩 했는데 저는 욕창 드레싱을 하루에 두 번씩하고 체위 변경도 2시간에 한 번씩 시킵니다.

 

1월11일 격리가 해제되어서 바깥출입도 할 수 있게 되자 환자에게 필요한 약과 식품들을 마음대로 사들일 수 있어서 건강회복에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서 7년간 간병일한 경험으로 집 아저씨를 열심히 간병했기에 회복이 빠르게 되었습니다.

 

욕창은 한 달 좀 지나니 완전히 다 나았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간병인이 밥도 먹여주고 소변도 받아 냈는데 한 달이 지나가니 소변기로 절로 소변도 보고 걷기운동도 열심히 해서 제법 잘 걷고 있습니다.

 

당뇨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욕창이 생기면 잘 안 나아요. 근데 울 집아저씨는 기적처럼 욕창이 말끔히 나았어요. 아저씨의 건강상태가 좋아지자 저는 너무 좋아서 왕왕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시 병원서 23일 만에 완쾌되지 못한 몸으로 퇴원했는데 한 달 만에 욕창이 다 나았고 걸음도 잘 걷는 영상을 시병원에 전했더니 병원주치 의사와 간호사들은 기적이라 하였습니다.

 

만약 남편이 잘못되어서 저세상으로 갔더라면 아마 저도 따라 갔을 것입니다. 지금 남편은 제가 옆에서 부축하면 밖에도 나갈 수 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사도 잘하고 간식도 잘 챙겨 드시니 건강 상태가 엄청 좋아졌습니다.

 

요즈음 아저씨 건강이 많이 좋아지니 친척들도 친구들도 만나서 식사도 하고 그간 격리하면서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도 확 풀어버렸습니다.

 

4월에는 집 장식도 새롭게 했습니다.

 

앞으로는 외국에 있는 자식들과 손군들과 영상통화로 얼굴도 보면서 그리운 정 나누면서 남편과 손잡고 오손도손 잼나게 이야기꽃, 웃음꽃 피우면서 만년을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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