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에서 아낙네가 밭을 매고 있다.
남자아이 나무가지로 개미와 놀이 한다.
아낙네가 한 이랑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다.
밭을 매다 고개 들어 눈웃음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는 손 망원경을 하고 빙 빙 돈다.
엄마가 보인다. 울긋불긋 들꽃도 저 멀리 산도 강도 보인다.
아이의 손 망원경은 하늘로 향한다.
둥 둥 흰구름이 보인다. 구름 사이 헤엄치는 제비도 보인다.
아낙네는 말한다. 소리 없이 지나가는 바람처럼
산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 새로운 세상이 있다고
/청솔 리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