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나의 영원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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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4-19 23:28 조회481회 댓글0건본문
고향이 길림성 교하시인 허만석(80세) 선생은 기업 경영도 잘하고 문화사업에도 관심이 큰 지성인이다. 그는 1978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식당을 경영하면서 그 화려한 족적을 길림, 북경, 청도 등지에 남겨왔다. 그가 청도에 차린 ‘연변복무대로 냉면’은 현재 불고기와 냉면으로 미식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반평생을 음식업에 종사한 것 같지만 그의 인생궤적을 살펴보면 "문화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1985년 그는 경기가 좋은 식당을 동생 부부에게 맡기고 2년간 길림시군중예술관 "도라지" 잡지 편집부에서 자원봉사를 하였고 1987년부터는 2년간 《길림시 조선족역사》 편찬 사업에 종사했다.
1989년에는 예술관의 아리랑식당을 인수, 식당 경영과 함께 민족문화발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후더운 인품과 화끈한 서비스를 앞세운‘새 아리랑’ 불고기가 길림시의 대표적인 한식명소로 되면서 일정한 자금을 축적한 후에는"도라지" 잡지에 ‘만석문학상’을 설립했다.
1992년부터 시작하여 ‘만석문학상’첫 5회에는 5000원씩 후원하였고 후에는 1만원씩 후원하였다. 개혁개방 초기 수많은 가정의 목표가 ‘만원호’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1만원이 걸린‘만석문학상’은 결코 작은 문학상이 아니였다.
“제가 10년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더니만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만석상’을 약속한 동시에 공증처에 가서 공증했습니다.”
당시 공증처의 사업일군은 “후원을 해주기 위해 주동적으로 공증을 하는 사례는 처음 본다.”면서 허만석의 민족문화 사랑에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허만석 선생은 그 당시 체결했던 공증서를 꺼내보이면서 사람 좋게 웃었다. 만석상을 후원한 이듬해 길림을 떠나 북경에 진출했고 낯선 북경에서 화재를 겪는 등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그는 10년간 변함없이 ‘만석문학상’을 이어가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북경에 진출한 그는 음식점을 경영하는 한편 민족단결사업에 올인,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와 세계한인무역협회의 초창기 멤버로 활약했다. 또 북경고려문화경제연구회 부회장, 중국음식연구회 리사로도 활약했고 길림2중에 장학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총참모부, 중앙인민방송국 등 단위의 200여명이 참가한 대형 모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각종 민족행사에도 후원금을 아끼지 않았다. 1999년도에는 정식으로 연변복무대로랭면을 북경에 정착시키면서 중국조선족 전통음식의 수도 진출의 물고를 터놓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몇해 전 휴양을 목적으로 청도에 터를 옮긴 허만석은 지나온 인생을 총화하기 위한 작업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이미 장편소설과 작품집을 해외에서 출판했다. 1982년에 등단한 허만석은 오랜 작가로서 선후하여 단편소설과 수필 10여편, 시 60여수를 간행물에 발표했다.
조선족 2세로 중국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진솔한 이야기를 그려낸 자서전체 장편소설 《넋》은 “중국 이주 초기부터 파란만장한 력사의 현장을 거쳐온 조선족 2세의 삶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작품집 《뿌리》에는 그가 여가를 타서 발표했던 소설, 시, 수필과 미발표작 다수가 수록돼있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 회장 리문혁은 허만석 작가에 대해 “허만석 선생이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새로운 사물을 대하고 젊은 세대를 이끌어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다.”면서 “허만석 선생의 장편소설 《넋》의 하권이 출판되면 기념행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만석은 청도 조선족로인들이 사비를 털어 펼쳐내고 있는 문학지 《해안선》의 편집을 맡고 열심히 봉사하고 있으며 매달 한번씩 열리는 청도조선족작가협회 독서모임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어김없이 참가한다. 20, 30대가 주축을 이룬 ‘청도조선족작가협회’의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영분 작가는 “허만석 선생께서 동참하여주시기에 항상 든든하다.”면서 “가식없이 소탈한 모습은 우리 모두가 따라배워야 할 본보기인 것 같다.”고 말하였다.
여든 고개에 올라섰지만 그의 활동반경은 축소된 적 없고 그의 추구는 멈춰선 적 없다. 그는 북경대학 경제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고 그의 일상은 독서와 창작으로 촘촘히 짜여져있다.
“까짓거, 한잔 쭉 합시다.”
도수 높은 흰술도 호탕하게 비우는,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즐겨 타는‘활력충만’ 허만석옹, ‘문학은 영원한 련인’이라며 문학창작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허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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