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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동자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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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2-03-26 23:20 조회429회 댓글0건

본문


타원형안에

 

동그라미가 있고

동그라미안에

또 동그라미가 있다

동그라미속으로

크고 작은

숱한 사각형이 들어앉는다

사각형속에서

해가 뜨고 달이지고

일년 사계절이 길게 서있다                                                                             

새들이 지저지고

꽃들이 만개한다

바람이 분다

비가온다

비행기가 있다

군함도 있다

오대주 사대양이

흔들흔들 파도친다

아니, 세상만물

세상만사가 모두

사각형안에서

붐비며 자리타툼을 한다

동그라미속의 사각형은

자리가 비좁다고 아우성친다.

동그라미가 팽창한다

타원형이 변형한다

인류는 이제 한가닥의 진화만 남았다

사각형인 눈을 가진 인간이

우리 앞으로 걸어온다

와! 정말 멋지다!

 

 

저 태양을 다치지맙소

       

 

우리 엄마

부엌아궁이앞에 벼짚 깔고

나를 낳을 때

나한테 선물을 주었습꾸마

 

동산에 뜨는 해 나에게 주고

뒤뜨락 항아리 물속에 있는

둥글둥글 달님과 반짝이는 별들이

다 다 내 것이라고 말했습꾸마

 

내 몸에 붙어있는 살을

곱게곱게 살찌우고

내 몸의 뼈를 건실하게 키워준

내 생명의 영물

 

어려울 땐

거울이 되여 웃어주고

힘들 땐 마법사의 요술로

처진 어깨에 정기를 실어주고

외롭고 추울 땐

화로 같은 따사로움으로

시린 등허리 따끈하게 덥혀주는

내 인생의 보물단지

 

정말이지 나한텐

저 태양이 제일 큰 재산입꾸마

제발, 저 하늘에 있는

내 태양을 다치지 맙소

 

 

새김질하는 락조에 말을 걸다 

 

 

누구의 몸부림입니까

물컹물컹 씹어 삼킨 시간을

산릉선에 길게 피로 토해놓고

새김질하는 락조

 

동산에서 깃을 치던 고운 몸짓

무슨 광란 여태 잊지를 못해

어기영 허기영

하늘을 들어 올리려 합니까

 

덩그러니 무덤으로 남아

장미의 향기 뿜을 희비의 편린들

얼마만큼의 미련 아직도 남아

하롱하롱 넋두리 하고 있는 겁니까

 

목마른 바람이

별을 깨우며 술래를 합니다

풍악을 울리며 사뿐사뿐

님이 꽃길을 밟으며 오고 있습니다.

/전병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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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칠 프로필

1949년 9월 길림성 화룡시 출생,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연변군중예술관, 연변록음록화출판사, 연변예술집성판공실 등

2009년 정년 퇴직,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시인협회 회장, 

시집 “종려나무”,

“인류는 이제 한 가닥 진화만 남았다” 출간,

18회 정지용문학상,

‘시향만리’ 문학상,

‘두만강여울소리’ 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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