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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NTV한중방송(채널:30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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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뉴스

나는 “자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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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8-08 00:08 조회7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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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시청하면 채널이 몇 십개 지어 몇 백개가 되고 그 채널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아도 너무 많아 도대체 어느 채널을 선택하고 그 채널에서 어느 프로그램을 봐야 할지 망설일 때가 많지만 나는 TV를 시청할 때면 어김없이 보는 채널이 있다.

 

바로 개그맨 이승윤과 윤택이 깊은 산속을 다니며 산속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자연인들을 찾아 그들의 의식주와 인생을 대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 생각과 꿈, 소망과 희망을 생동하게 그려내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나와 아내는 TV를 시청할 때마다 채널선택을 두고 번마다 '사랑싸움'을 했다. 드라마나 TV연속극을 즐겨 보는 아내는 자기 채널을 고집했고 나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프로그램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는 나의 황소고집에 손을 들었고 나와 함께 시청했다. 처음 아내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시뿌퉁한 심정으로 시청하더니 지금은 마약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나 못지않게 더 즐겨보고 있다.

 

산과 자연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자연인들의 부류가 다양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집에 부모, 처자식이 있는 사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혼한 사람도 있고 한때 잘 나가던 학계의 박사, 학사, 대학교수, 회사 사장에서 일반 평민이 있는가 하면 30세 미만인 젊은이, 중년, 노인이 있는가 하면 젊은 여자들도 많다. 그리고 산을 선택한 자연인들의 사연과 의도, 이유를 살펴보면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그냥 산이 좋아, 자연이 좋아서 젊었을 때부터 산에서 사는 것이 꿈이어서, 어떤 사람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죽마고우에게 몇 억, 지어 수십억을 사기당하고, 힘센 기업이나 회사에 떠밀려 자기 소유의 기업 또는 회사가 파산돼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말아먹고 거리에 나선 사람들, 사기와 질투로 얼룩진 도시와 인간 속세가 싫어서, 어떤 사람은 현대의학으로 치료 불가능한 여러 가지 질병과 암말기라는 사형신고를 받고 치유를 위해 산을 선택한 사람들과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여직 껏 살아온 거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위해서 등등 그 사연과, 의도, 이유가 다르지만 산을 찾은 자연인들의 한결같은 의도와 목적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간 속세에서 찌들대로 찌든 영혼과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돈과 권력과 명예에 대한 욕심을 미련 없이 텅텅 비우고 몸과 마음에 지워졌던 모든 무게까지 내려놓고 산과 자연을 찾아 내가 살고 싶은 방식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 좋아서다.

 

자연인들은 혼자 인적이 드물고 산새가 험악하고 교통이 불편하고 전기도 없는(여건이 허락돼 전기를 설치한 사람도 있고 태양광을 설치해 전기를 보는 사람도 있음) 깊은 산속, 게다가 멧돼지와 독사가 욱실거려 생명의 위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만족하고 행복해한다. 하여 혼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삶을 엮으며 살아가는 자연인들의 살펴보면 그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행복과, 만족, 삶에 대한 생기와 희망으로 철철 흘러넘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산으로 들어간 자연인들 속에는 사전에 아무런 준비가 없이 천방지축으로 들어간 사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지방, 저 지방산을 다니며 자기에게 적합하고 적응 가능한 지방과 지형을 찾아 최종 선택을 하고 산에서 생활하자면 뭐니 뭐니 해도 헤아릴 수 없이 그 종류가 다양한 약초와 산나물, 버섯 등 식물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미리 약초도감과 식물도감을 보고 배웠거나 약초와 식물에 조예가 깊은 지인이나 헌터들을 찾아 많이 배웠고 또 전통 음식인 된장, 고추장과 여러 가지 김장과 장아찌를 담그는 법과 다양한 버섯 균 접종 등 여러 가지 재배기술을 학원이나 센터를 다니며 배웠으며 요리법도 어느 정도 터득하고 입산한 사람들이 그 대부분이다.

 

자연인들은 처음 산으로 들어갈 때, 텐트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여름에는 더위와 모기에게 시달렸고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에 장작불로 피워가며 언 몸을 녹여야 했고 식수마저 끊기거나 얼어 눈과 얼음으로 식수를 대체하면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혼자 힘으로 1년, 지어 몇 년에 걸쳐 자기 취향에 따라 황토 집, 벽돌집, 또는 웬간한 호텔과 콘도를 뺨칠 정도로 호화롭게 집을 짓고, 높은 곳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에 호수를 잇거나 암반 수를 찾아 집까지 끌어오고, 풀뿌리와 나무뿌리, 지척으로 박힌 돌을 하나하나 주어 내며 터 밭을 일구어 여러 가지 푸성귀와 곡물, 또는 장뇌 삼, 더덕, 도라지 등을 심고, 사과, 배, 포도까지 심어 무엇이나 자급자족으로 삶을 영위하고 많이는 가정과 친척과 지인들에게 보내주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자연인들은 돈, 명예, 권력 등 모든 욕심을 버렸고 몸과 마음의 무게와 상처도 모두 내려놓고 사는 삶이라 돈과 시간과 계절, 세월에 쫓기거나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여유롭게 살아간다.

 

자연인들은 산에 적응하고 산을 타려면 뭐니 뭐니 해도 건강한 몸과 체력이 따라주어야 한다고 몸 관리와 체력 단련에 게을리 하지 않고 각별이 신경을 기울인다. 그들은 매일 아침 폐부까지 자극하는 청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걷기 운동을 하고 아령, 철봉, 줄타기 등 운동기구를 장만하여 몸 단련과 체력을 강화하고 하루 세끼는 소식이면서 소박하게 먹는다. 밥에는 여러 가지 잡곡밥이나 둥글 레, 표고버섯, 더덕, 도라지 등 몸에 좋은 약재를 넣어 말 그대로 약밥을 먹고 물도 여러 가지 약재를 넣고 끓인 물과 봄에는 고로쇠나무와 자작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여 약수를 마시고 또 약수로 된장, 고추장과, 여러 가지 김장 김치와 장아찌에 담 그어 맛과 건강을 챙긴다.

 

반찬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산과 자연이 무상으로 주는 무공해 녹색식품인 고사리, 취나물, 두릅, 등 여러 가지 산나물과 버섯, 더덕, 도라지 등 약초로 해결한다. 그리고 산에서 지천으로 달리는 매실, 복숭아, 오디, 머루, 다래 등을 따다 여러 가지 발효액을 담가 밥과 반찬에 넣거나 여러 가지로 활용한다.

 

자연인들은 거의 매일같이 산을 타면서 산과 자연에 한 몸으로 동화되며 살아가고 산과 자연의 경의로움과 모든 생물, 미생물들의 완강한 생명력 앞에서 나약한 자기를 발견하고 참된 인간의 도리와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수양을 쌓고 덕목을 배운다. 자연인들은 산과 자연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무대가로 선물하는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향수하고 자연이 주는 무공해 산나물을 먹기 싶은 대로 뜯어먹고 때론 귀한 약재와 귀한 버섯을 발견하면 많이 캐고 많이 뜯어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필요한 만치만 캔다. 그리고 다음 후세들과 자연을 살리기 위해 귀한 약초를 캐면 그 자리에다 캔 약초보다 더 많은 약초 씨를 심는 것도 잊지 않으며 힘들게 캔 약초도 필요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베푸는 것에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자연인들은 개, 닭, 오리, 토끼, 염소를 키우고 양봉을 하면서 그들과 대화를 하거나 정감을 나누고 산새와 산 짐승에게 먹이를 주며 그들과도 대화하고 정감을 나누고 나무와 모든 식물들과도 마음과 정감을 나눈다. 산을 타면서 자연 보호차원에서 오미자 넝쿨이나 다래 넝쿨, 칡넝쿨이 담쟁이 넝쿨이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 그 나무를 살리기 위해 보이는 족족 넝쿨을 잘라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다음으로 자연인들은 산속에서 혼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외롭거나 고독하거나 단조로운 삶으로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일상을 살펴보면 다양하고 자기의 취미생활을 마음껏 즐기면서 산다.

 

서예에 취미 있는 사람은 서예를, 미술에 취미 있는 사람은 미술을, 악기에 취미 있는 사람은 악기를, 노래를 즐기는 사람은 노래방 기계를 갖추고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집주위에 흐르는 계곡물에 물레방아와 자연폭포와 흡사한 폭포를 만들고 갖가지 꽃과 나무를 심고 지천으로 널려 있는 돌을 하나하나 주어 멋진 돌탑을 쌓아 하나 완성하면 또 하나를 시작하며 아담한 정원을 만들어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는 그들만의 산중낙원을 만들어 말 그대로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记)에 나오는 무릉도원처럼 살기 좋은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부러움까지 사게 하며 자연인들의 삶을 통해 인생이란 즐기는 것이고 누리는 것이고 그 가운데 기쁨과 행복이 있다는 것을 여실이 깨우쳐 준다.

 

나도 젊어서부터 산이 좋고 자연이 좋아 이제 나이 들면 모든 욕심을 버리고 아내와 함께 산으로 들어가 제2의 인생을 살기를 꿈꿔왔다. 그런데 아내의 반대가 하늘높이 뛰면서 그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아내는 내가 산으로 들어갈 의향을 꺼내기라도 하면 산에 가서 살려면 자기와 이혼하고 혼자 들어가 살든지 알아서 하라고 완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래도 내가 산으로 들어가면 자기는 자살할 것이라고 거의 협박적으로 나왔고 딸애도 엄마 편에 서서 반대했다.

 

그러던 아내가 나와 함께 '나는 자연인이다'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자연인들의 사는 모습에 마음이 끌리고 감동을 받아 지금은 아내 쪽에서 하루 빨리 산으로 들어가 살자고 야단법석을 떨고 딸애도 부모들의 의사에 존중하는 눈치다. 그래서 나와 아내는 3년 전부터 부동산과 아는 지인을 찾아 사처에 수소문하던 끝에 마침내 지난해 경기도 양평군의 해발 600미터 되는 곳에 5,000여평의 산을 8천만 원에 사 놓았고 금년 연말에 딸이 결혼하고 이 겨울이 지나 명년 봄이면 곧바로 산으로 들어가 살 만반의 준비를 하나하나 해 나가고 있다.

 

나도 이제는 돈, 명예, 권력에 대한 욕심을 모두 버리고 몸과 마음의 무게도 내려놓고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남은 인생 여한이 없이 살아갈 것이다.

 

지금 나와 아내는 다가올 내년 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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